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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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한 예의...
황덕혜
2011.04.11
조회 135
지난 9일은 남편과 내가 고3 시화전에서 만난 날이다.
오는 14일은 아들의 생일이고 일주일 뒤인 21일이 내 생일이다.
그리고 25일이 아들과 여친이 만난지 5년째 되는 날이란다.

이처럼 우리 가족에게 4월은 의미가 깊은 달이다.

왜이렇게 장황하게 숫자의 의미를 나열 했냐하면 아들과 여친의 얘기를 잠깐 하고자 해서다.

아들과 여친은 동갑내기 대학 cc였다.
세월의 흐름이 그러하듯 여친은 졸업을 했고 취업도 했다.

4년여를 사귀면서 말다툼 한번 하지 않았다던 그애들의 틈새는 여친의 취업 후 찾아왔다.

아들애가 호주 멜버른에 어학 연수를 갔을 땐 쥐락펴락 아주 가관이었단다. 차마 나에겐 걱정 끼칠까봐 입도 뻥긋 못하고 여동생께 '숨이 막혀 죽을것 같다...'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귀국 일주일 앞두고선 '마음 정리 해야 하니 일체 연락 하자 말라' 하더니 아들이 인천 공항 도착 즉시 남먼저 연락이 왔다는....

이건 뭐 한번 만나려면 사정사정 하고 가뭄에 콩나듯 한번 만날때도 늘 트릿해 있더니~3월 마지막 주 만나선 참고 참았던 아들이 '이젠 그만 하자' 했더니 기다렸다는듯 "친구로선 니가 참 좋은데 남친으로선 지겹다. 글구 너가 언제 취업해서 자립 할래?" 하더란다.

돌아서 나오는 아들 등뒤에서 눈물을 흘리며 그애가 했다는 말...
'너 이제 나 안볼거니? 네게 연락도 안할거야?'

결별을 알리면서 아들은 그랬다.
"엄마~벌써 놓았어야 할 줄이었는데, 내 인생을 뒤돌아 봤을 때 좀 더 참고 기다려 줄걸~이라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시간을 벌어 볼 참 이었는데 면전에서 그런 소릴 들으니까 그앤 애저녁에 걷어 차 버린 줄을 나혼자 손에 땀이 차도록 부여 잡고 있었다는...참, 내가 미련스럽도록 바보 같아 지더라구..."


세상살이 모든것에 예의가 필요 하듯 '이별에 대한 예의'는 좀 더 각별해야 하지 않을까?

아들 보다 그애는 이제 겨우 계단 한개를 앞서 간 상태이다.
하필 4학년, 이 외로운 시기에, 어찌 해 볼 수 없는 외국에 가 있을 때, 그렇게 흐트려 놓고 그애가 얻은건 무엇일까?


겉으론 아무렇지 않게 생활 하지만 사랑했던 깊이 만큼, 신뢰했던 세월의 흔적 만큼 마음자리 갈기갈기 찢겨져 있을 아들에게 '여행 하는 나무(호시노 미치오)' 에 나오는 구절을 들려 주고 싶다.

'결과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라는 단어를 생각해서는 안된다. 결과에 상관없이 지나온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진정 의미를 갖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인생일 것이다.'

이 구절을 오랫동안 가슴에 새겼음 좋겠다, 아들~~~


윤희님~
14일, 아들 생일에 노래 한곡 신청 합니다. 꼬~~옥 틀어 주세요



친구야 너는 아니......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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