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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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예찬
김수진
2011.04.14
조회 45
<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후략>


올해는 목련이 늦게 오네요.

이 시를 읽으며
소주를 찾던 이십대가 떠오릅니다.

많이 살아보지도 않고
정말 아파보지 않고
실패할 용기도 없던 그때
삶이란 허무한 것이라고
믿고싶지 않으면서도
고개를 떨구던 그 시간들...


올해는,

따스한 눈길로 목련을 볼수 있습니다.

눈부십니다.

사랑합니다.

내가 나인게 좋습니다.


비맞은 목련의

뒷모습을 추하다고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목련의 꽃망울이

자신의 속내를 열기까지

얼마나 망설이고 설레였는지

지켜본적 있느냐고.

목련꽃 활짝핀 그늘 아래 서서

그녀의 고단한 독백, 여기까지라고

외치는 소리 들어본적이 있느냐고...


신청곡 : 김광석 <그녀가 처음 울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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