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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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대학 캠퍼스를 걷다
김수진
2011.04.17
조회 31
가만히 집에 있을수 없는 날씨였지요?
아침을 먹으면서 이미 엉덩이가 들썩들썩한 두아이와 남편...
어디로 갈까 궁리하다가 제가 졸업한 대학 캠퍼스를 향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가보고 싶었습니다.
졸업하고
결혼전에는 몇번 동창모임도 했던것 같은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영 멀어졌던 대학 캠퍼스.

사월 둘째주 이즈음이면
벚꽃이 날리던 그 언덕길.
중간고사준비로 머리는 무겁지만,
만화 빨간머리 앤이 된 환상에 젖어
하늘을 보며 걷던 기억,
꽃비처럼 날리는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서로 뛰어다니고 밀치던 기억...
그 길에 갑자기 그 친구들이,
또 선배들이, 후배들이 나타날것만 같은 그 길에서
저의 두 아이가 깔깔거리며 솜사탕을 먹었습니다.

그 예쁘던 시절에
좀더 웃고
좀더 꿈꾸지 않았을까요.
왜 더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마음 다 주어 내밀어주던 손을 잡지 않았을까요.

오늘
십오년전 그곳에 돌아가보니
아쉬운 마음은 시들어가는 목련꽃 같지만,
지금은 곤히 잠든 내 곁의 가족과
오늘 사진을 정리하는 저의 모습에
'감사함'이 가슴에 가득합니다.

꽃은 지금 웃는 사람들만을 위해서 피는 것은 아닐것입니다.
화려함 뒤의 허무함을 주려고 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나이든 할머니든 아장아장 걷기를 시작하는 어린아이든,
향기를 느끼는 그 순간의 축복만으로도 살아가는 용기와 희망이 되는 꽃.

여름이 오기전에 꽃향기, 봄향기 흠뻑 취하러 많이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

신청곡 : 조관우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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