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와이프가 통장으로 1000만원을 보낼테니 갚을 거 갚던지...
쓰고 싶은데 쓰던지... 알아서 요긴하게 쓰라고 문자가 왔더군요.
저희는 맛벌이 부부라서 서로 자신들의 일을 하면서 서로에게 그다지 크게 간섭하며 살지는 않습니다. 그런 작은 다툼들이 삶에 지침으로 다가오면 .. 직장에서의 어려움과 섞여 살아가기가 힘이 드는 것이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여려모로 작년부터 힘든 일이 겹쳐서..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힘 든일들이 있었기에 배려하는 아내의 모습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직장에서는 동료들이 "와! 그런 와이프가 있다니.. 좋겠다" 등 등 부럽다는 등의 얘기들을 해주더군요...
그 후로,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교회 갔다가 오는 길에 묻더군요, 아내가.....
"내가 준 그 돈... 어디서 났는 지 왜 안물어보냐고?"
은행에서 빌린 거 아냐? 생각없이 대답했습니다. 다음에 아내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저는 놀라 자빠질 뻔 했습니다.
"전에 들은 거... **보험에 들은 연금....있잖아.. 얼마나 되는 지 물어봤더니.. 이자도 많이 늘었다고 해서 그거 해약했어, 그걸로 준거야!" 하고
빙긋 ~ 웃더란 말입니다.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해지더군요...
전 웬만해서는 큰소리 잘 안하는데.. 저도 모르게.. "당신 미쳤어?" 하고
큰 소리가 나오더군요.
결혼 하기 전부터 들어 놓은 연금이니까... 20년은 되었네요.
15년 동안 힘겹게 매달 꼬박 꼬박 내어서... 다 마치고 연금 탈때만 기다리고 있는 연금을..... 이자 몇푼 더 얹어 준다고 원금과 이자를 받고는 해약을 했다는 거지요... 이게 이해가 됩니까? 죽을때까지 연금으로 보장을 해 놓은 것을... 일시불로 탈수도 있는 것을, 한 10년 조금 더 있으면 되는데... 10년 후 일시불오 탈 걸 감안하면 빌라 한채 값이 날아 간거죠..
제가 힘들어 하는 것이 안쓰러워서 여기저기 찾다가 그냥 묻혀두는 돈이라는...생각을... 했다네요.
상황이 몰리면 정상적으로 그게 안 보이는가 봅니다..
저희 와이프가 매우 똑똑하거든요, 특히 그런 재테크 부분에서는...
얘기를 다 들은 후 "내가 미쳤었나봐~" 그러더군요..
그날 학교에서 학생들과 야영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오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를 위해서 그랬다는데... 안스러웠다는데... 하고 생각하니.. 속이 풀리더군요. "괜찮아 지난 건 잊어버리자구..."하고 문자를 넣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문자가 새벽 3시에 오더군요. 본인은 더 답답하겠지요. 잠을 못 이룬 모양입니다.
그 이후로.. 우리는 더 친해지고 애정이 두터워졌습니다. 그 일을 그리 크게 문제 삼지도 않았습니다. 그 순간만은 좀 그랬지만...
마음이 따듯한 이런 우리 와이프를 사랑합니다.
지금은,
민원 제기해서 다시 살렸습니다. 상품으로 대출을 받아도 된다는 내용을 알리지도 않고 20년간 부어 온 연금을.. 그것도 다 부어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을.. 단순간 해약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릴 수 있더라구요..
휴우~
다행이지요?
혹 그런 일을 당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수요일부터는 중2된 딸이 중간고사라네요. 세상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여런 일들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극복하며 힘차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기를 바랍니다.
5월은 아름다운 가정의 달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신청 곡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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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통화로 빌라 한채를 날린 후...
최종환
2011.04.25
조회 6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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