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이 되겠노라고
한참 감성에 젖은 꿈을 이야기 할 때가 있었다.
내가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침묵 때문이다.
한 숨 고르고 튀어나오는
그의 단답형 말 한마디 한마디는
여리고 고운 꽃씨가 되어
가슴에 심으면 곧 뿌리를 내린다.
비를 맞이 하듯 눈물을 삼키고
바람을 맞이하듯 한숨을 쐬고
햇볕을 맞이하듯 열정을 쪼이면
이내 잎사귀가 돋고 꽃이핀다.
꽃이핀다.
내 가슴에서...
여전히 시는 좋아하지만
지금의 나는 시인이 아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도 누릴 새 없이
잠 못 이루며 일하고 있는 이 밤,
살아가면서 느끼고 배우는 것은
내 가슴에 꽃을 피울 수 없다면
내가 꽃이 되었으면...그래야겠다는 것이다.
꽃씨를 담고 꽃을 피울 수 있는 화분과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화분에 담길 만한 꽃도 필요한것이니까...
나는 누구의 화분에 필 수있는 꽃이 될 수있을까
신청곡은 임재범 - 사랑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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