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이영호
2011.06.16
조회 30
안녕하세요. 윤희씨 여섯 살 딸, 세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3박 4일 동안 남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조금 이른 여름 휴가. 한적한 곳에서 제대로 쉬면서 세상 구경을 하고 싶었던 터라 남들 일할 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집을 떠나서 곡성, 구례, 순천, 보성, 화순, 담양, 장성을 도는 아이들에겐 버거운 일정이었지만, 아이들은 가는 곳마다 특유의 제기 발랄함과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해 하더군요.

물론, 제 뜻대로 안 되는 일에 투정도 부리고 울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집을 떠나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아침 한 신문의 섹션에 실린 ‘곡성 기차마을’의 증기기관차 사진을 본 아들은 제 엄마에게 “엄마.. 나 이거 탔지~ 엄마 치치폭폭 또 타러 가자~ 타러 가자~”로 한참을 졸랐답니다.

여섯 살 딸아이는 어제 장성의 신촌마을 양심가게(무인상점)에서 사 먹었던 2,000원 짜리 아이스크림을 떠올리며, “엄마 내가 어제 주인없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저금통 같은 거에다 2,000원을 넣었지. 그러면 나 착한 일 한거지~”라고 말해서 제 엄마를 기쁘게 했다더군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희 부부에게도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순천에서 낙안, 보성, 화순을 잇는 남도의 구불구불 산길과 호숫길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답니다. 순천만의 낙조와 갈대 사이를 스치던 바람소리도 귓가를 간질거리는 군요. 어찌나 좋았던지 오늘 하루 각자 있었던 곳에서 이번 우리 가족의 휴가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답니다. 즐거운 만큼 여운이 많이 남았던 이번 휴가... 가을이 찾아올 무렵, 아이들을 데리고 남도를 또 찾기로 약속했답니다.

끝으로 휴가 에피소드 하나 들려 드릴게요. 휴가 이틀째 날, 우리 딸아이가 제 엄마의 전화기를 만지작 만지막 거리다가 “엄마~ 엄마한테 문자 왔는데, 그거 내가 읽고 답장 보냈다. 이것 봐~~”라고 말했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보낸 문자를 보낸 아내가 그만 경악을 금치 못했답니다. 문자는 저희 집에 우유 아주머니에게 온 것이었고, 딸아이는 “안녕하세요. 우리는 지금 여행해요. 우리집 비밀번호는 ○○○○ 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던 것이었습니다.

딸에게 집 비밀번호를 왜 가르쳐 주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줌마가 집에 들어가야지 우유를 냉장고에 넣을 수 있잖아~~”라고 말하며 울먹이던 우리딸... 그런 딸에게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똑 안아 주었답니다. 저희 딸 참 귀엽죠?

신청곡 : Toy ‘여름날’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