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내려요..
오전에 운동하러 걸어 가는데 우산 위로
토도독 토도독 떨어지는 빗소리가 어찌나 귓가를 간질간질하게 하던지
그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너무 감미롭게 들리더라구요
그러다 운동 끝나고 집에 와서 이 lp판들을 꺼내 봤습니다
친정집에 가면 거실 한켠에는 말 그대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전축이 있어요
오래 전, 엄마께서 아주 큰 맘을 먹고 사신 전축이죠
그 전축이 집에 들어온 날, 제일 좋아한 사람은 아빠와 나
라디오로만 음악을 듣던 아빠와 나는 그날부터 각자 취향의
테잎과 음반을 사 모았더랬죠
그러다 차츰차츰 자기를 봐주던 사람들이 떠나고 언젠가부터 자리만
덩그러이 차지하고 있는거 같아 엄마에게 치우자고 했지만 여전히
전축은 붙박이장마냥 그자리에...
얼마 전에 친정집에 가서 전축 옆에 붙어 있는 서랍장을 열었더니
먼지가 아주 뽀얗게 내려앉은 채로 테잎과 lp판들이 있어
그중에 몇개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주현미씨 노래를 좋아하셨던 아빠가 사놓은 주현미 테잎과
다양한 트롯메들리 테잎을 하나씩 곡명을 읽으며
먼지를 닦으니 감회가 새로우면서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 때 그 시절에는 미처 들리지 않았던 리듬과 박자였는데..
그래요, 이젠 내 귓가에서도 뽕짝 뽕짝 네박자 리듬이 들려요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울고 웃는 날들
그 박자가 조금은 뭔가도
알 거 같으니 이런 게 인생이라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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