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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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상자
김민정
2011.08.01
조회 61
너무 오래되어서 잊고있었던 물건을 얼마전에 다시 보게되었어요
지난주에 친정집에 다녀왔는데, 엄마의 화장대위에 많이 보던 낯설지않은 육각형의 한지?로 만든 상자가 눈에 보이는거에요.
자주색과 연한 베이지색이라고해야하나요.
그 두가지색으로 조화를 이룬 그리 크지않은 상자가 올려져있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했어요
정말 잊고있었는데,,
저게 어떻게 저기있지..? 하며 뚜껑을 열어봤더니 그안에는 화장품사면 주는 샘플들이 귀엽게도 담겨있었어요.
몇년이나 지난건지..제 첫사랑이 화이트데이때 직접 상자를 만들어 그안에 사탕을 꽉 채워서 저에게 주었던 나름 소중한 물건이었는데,,
괜시리 미안해지는거있죠. 아무렇게나 방치한거같아서요.
엄마한테 이 상자 어디서 찾았냐고 물었더니, 오빠방에 책들과 잡동사니들로 가득했던 상자들을 정리하고 버리는중에 발견했다고 하시면서 그냥 버리기에 상자가 좀 특이하고 이뻐서 놔두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왜 생각도 못했을까...이런 생각에 괜히 가슴한켠이 뭉클해졌어요
그당시 그 상자에 있던 사탕은 아까워서 안먹고 놔두었다가 다 녹아서 끈적거려져 벌레들이 자꾸 꾀이길래 사탕은 다 버리고 깨끗이 닦아서 보관해놨었는데 그게 아직까지 있었던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누군가가 저를 위해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서 선물해줬던건 그 상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거든요 그래서 안버리고 보관했던거였는데 그걸 까맣게잊고있었네요. 소중한 추억을 버릴뻔했어요.
그래도 인연이 있었던건지 저희엄마가 어떻게 안버리고 놔두신건지..
웃음이 났어요 좀 신기하기도하고 반갑기도하고,
저는 원래 누군가와 만나서 헤어지면 그 사람에게서 받은 물건들은 다 버리거든요. 선물이며 편지까지도요..누가 먼저 헤어지자고했던 그 헤어짐에 대한 가슴아픈 기억들이 싫어서 그냥 다 버려버려요. 물건들을 보면 그때의 이별이 떠올라 슬퍼지잖아요. 그냥 먼훗날 가끔 한번씩 추억으로 머리속으로만 기억하고싶어요.
그런데 그 상자는 웬지 간직하고싶었어요. 첫사랑이 준거라 그런건아니고요. 그 사람의 손때..? 정성이 듬뿍 들어있는 물건이라 ,,제가 태어나서 누가 자기손으로 직접 만들어 선물받아본건 처음이라 아무리 헤어진 사람이 준 물건이라해도 버리기싫었어요. 저에겐 값을 매길수없는 물건이에요.
이젠 저희엄마가 화장품샘플넣어두는 상자로 쓰셔서 친정집 갈때마다 보게되었어요. 신랑한테 미안해서 저희집에는 두지못할거같아요
첫사랑이 생각나서 간직하는게 아닌데도 괜히 미안하네요 ^^

그사람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때의 추억들이 그리워서라는..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쌩뚱맞죠? ㅎ

신청곡 : 윤도현밴드 "가을 우체국 앞에서" 갑자기 듣고싶네요..
여름에 이노래 듣기엔 좀 그런가요? ..
안되면 박선주 "잘가요 로맨스" 신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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