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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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이향미
2011.08.22
조회 44
올 여름은 휴가 없이도 비와 함께 당일 코스로 이 곳 저 곳에
발도장을 찍었고, 방학을 맞아 집으로 놀러온 아이들과 북적북적
며칠을 함께 지내기도 했고...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어느새 아이들의 개학이
내일 모레로 다가왔네요
결국 아이들의 방학 끝자락에서 저는 목감기로 고생을 하다가
오늘은 푸욱 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서울에서 사는 친한 동생이
우리 동네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왔다고 해서 무거운 몸으로 나갔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직장맘의 고충마저 긍정적으로 생각할 줄 알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무척 자부심을 갖고 있는 동생 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매인 몸들인지라 잠시 얼굴만 보고 들어 와야지하고
나갔다가 자리를 아예 찻집으로 옮겨 몇 시간의 수다를 떨고 들어 왔네요
그런데 대화란 참 이상도 하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자기와 대화 코드가 비슷하면 평상시에는 열리지 않던
입 속의 말들이 줄줄이 알사탕이 되어 버려서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
어둑해진 밖을 보고서야 찻집을 나와 잠시 걷는데 동생이 제게 그러네요
자기가 좀 더 여유로와지면 제 일순위로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언니라고..
그런 표현에 약한 저는 학교때부터 일등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
그냥 이순위쯤으로 여겨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는데
헤어져 집으로 오는 길 내내 기분이 무척 좋더라구요
나가기 전의 칙칙하고 무겁던 몸과 마음이 어느새 훅 불면 날아갈 거
같은 솜사탕처럼 되었으니 역시 말 한 마디의 힘이란 강하네요
그래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문방구에 들러 이쁜 편지지를 샀습니다
왠지 오늘 밤은 편지지에 사각사각 소리나는 마음을 담아봐도 좋을 거
같고 달달한 글씨의 향기가 멀리까지 가줬음 하는 마음과 함께
자기 전에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도 잠시 떠올려봐야 겠습니다

피로 회복제 같은 사람들...
피로 회복제 같은 방송...

왠지 다 가을 편지와 닮아 있는 거 같습니다

사랑의 향기는 설레임을 타고 온다-임현정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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