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지금이 가을이라고 느끼는 순간 '해야지'라고 마음먹는 것들이 있어요. 계절마다 꼭 무엇을 챙겨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을 앞둔 가을엔 매해 하게되는 몇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해요.
걷기. 개인적으로 걷기를 좋아하여 틈만나면 수시로 걷기를 하는데, 이때쯤의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오는 여러 느낌들이 좋아서 한번이라도 더 걷게되요. 해가 부끄러움을 탈 시간쯤에 걸으면 따뜻한 느낌에서 차가운느낌으로, 건조함에서 촉촉함으로, 쓰고 짠맛에서 단맛으로 변하는 감정을 알게되요. 저의 촉수를 통해서 느껴지는 이 느낌을 두손에 담아 놓았다가 여기서 풀어놓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독서. 때를 가리지 말고 읽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이때 읽는 책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있는 저를 구해줘요. 주변을 돌아보면 울긋불긋 단풍나무가 있는 산이 절 부르구요, 알이 통통올라 있는 생선을 맛볼수 있는 바다가 절 부르구요, 풍성한 열매들이 있는 농촌에서도 절 부르는데요. 다 가볼 수 없으니 아쉬움과 쓰라림은 책을 통해서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기쁨이요. 이보다 더는 책바퀴처럼 보내야 하는 생활 속 에서 일탈을 할 수 있다는 감상 속 자유
겨울을 준비하는 대미는 김장.. 올해는 지난 여름 비가 너무 와서 고추농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드시다고 하네요. 다른 농작물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래도 많이 손이 가는 조미료로서 다른 대체품이 적다는 것을 올해는 크게 느껴야 할 것 같아요. 더욱이 올해는 병충해까지 겪어서 예년같진 않을 것 같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죄책감이 큽니다. 암튼 그래도 이 짧은 기간동안 무가 자라고, 배추가 자랄수 있으니 다행이죠. 겨울을 앞두고 몇 안되는 가족들이 시골 할머니댁으로 모여서 김장을 준비하죠.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김장을 하는 것보단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고 힘이 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시간을 피해보고자 하는데 어떻게 핑계를 대야 할지. 저보다 위이신 아버지는 감을 따시죠. 한가롭게. 가마솥에서 끓고 있는 목살을 보시면서요.
이래저래 이렇게 한두가지를 하다보면 크리스마스캐럴이 거리에선 들ㄹ리고 또 다시 보기싫은 첫눈이 오겠지요.
깊어가는 가을 누나는 가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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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이창수
2011.09.05
조회 5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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