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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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는. 지금, 우리는
홍정은
2011.09.26
조회 49
아주 오래 전 입니다.
그 사람의 옆 모습이 내게는 가장 멋있던 때가,
바람이 부는 날,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웃는 그 모습에 저는 그만 반해버렸습니다
저는 새침한 14살 소녀였습니다,
세상에 온통 호기심이 많고 사소한 것을 기억하기 좋아하는 14살.
제 눈에 비친 그는 너무나 큰 사람이었습니다.

영원한 것을 고민하고 꿈꾸는 그가 좋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고민을 하는 그가 좋았습니다
그냥 말 없이 걸어도, 혹은 그가 손을 잡으면 설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멀어져 있던 세월을 견디고, 제가 19살이 되던 해 여름.
그는 다시 한결 같은 미소로 다가왔습니다.
바람이 뜨거운 여름이었어요.
여전히 나를 그리워했다는 말을 믿을 수는 없었지만,
내가 그의 옆 모습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견디고,
시간이 지나고 세월에 다져지고,
지금 여기에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그의 옆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 제가 사랑하던 그 옆 모습을 본게 얼마만이었는지요,

바람이 부는 날,
제 옆에 말 없이 서서 바라보며 웃던 그를
아무 말 없이 바라 본게 얼마만이었던가요.

우리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서 아이를 지키고 있는 그의 모습을 봅니다.
이젠 제 앞에 말 없이 서있던 큰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같은 꿈을 꾸고 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그리고 여전히 영원한 것을 꿈 꾸는
저의 단 한 사람이네요.

오늘, 우리의 아이들과 잠을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을
안아보고 싶습니다.





- 기억속의 멜로디. 우리가 좋아했던 노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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