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아주 길게 친구들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거의 실신 직전까지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분이 깨워 일어나 보니
집앞이었고, 그대로 자고 일어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
'친구'... 친구가 많다는 건 친구가 없다는 이야기라더군요.
10년 넘게 무채색에 가까운 대상을 보면서 갑갑해 하다가 어제 술을
마시면서 직언을 했습니다.
"넌 내가 친구니 아니면 그냥 아는 사람이니?"
끝내 대답을 못하는 것에 "그럼 오다가다 만나서 술이나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라... 아니면 그만 보자.."
결국 오후에 그 술자리에 같이있던 다른 친구에게서 문자가 와서 보니,
그 대상을 잊어 버리라더군요.
건들 건들.. 실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때론 성가신 것이겠죠?
의미없는 미소로 응대해주는 서비스 정신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네요.
또 마주칠 수도 있겠지만, 잊어 버리기로 했습니다.
최소한 친구라는 관점은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잠시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그 아이였나 봅니다.
내심을 감추며 아무도 말하지 못 했을 때 했던 솔찍한 직언.
사심없이 솔찍히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그것이 친구였네요.
신청곡 : '친구' 안재욱 or 내가 찾는 아이 '들국화'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취중진담...
박진영
2011.11.16
조회 45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