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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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해서는 나를 막을 수 없다
임동호
2011.11.15
조회 47
왠만해선 나를 막을 수 없다(부제 : 운수좋은 날)

저는 경기도에 사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
서울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광역버스에 올랐습니다.
운좋게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어제 프로젝트 업무를 하느라 늦게 잠을 청한 탓인지
곧바로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인 신촌근처에 다 와서야 눈을 떠
부랴부랴 내리고 버스가 날 지나쳐갈 때 아차 싶었습니다.
양복가방을 차에다 놓고 내리는 우를 범한 것입니다.

보통 지갑, 핸드폰 등 기본 소지품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오늘따라 회사 유니폼을 바꾸려고 짐을 챙겨오다 보니
습관이 안 배어 있었나 봅니다.

이놈의 잠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물건을 찾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탄 버스는 신촌 현대백화점을 돌아
다시 일산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빨리 뒤쫓아야 했습니다.

신촌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사정 얘기를 했습니다.
기사님은 대뜸 “버스가 어디쯤 가는지 어떻게 아느냐.
차라리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찾아달라는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해주었지만
그사이 가방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 때 위력을 발휘한 것이 스마트폰 어플이었습니다.
전 오래전 버스 실시간 위치알림 어플을 받아놓고
자주 애용하는 편이어서
해당 버스 노선을 클릭하니 연희동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날 구원해 줄 수호천사였습니다.
아저시께서는 계속 버스위치를 알려달라 하시며
밀리는 출근시간에도 골목골목을 누비며
버스와의 격차를 줄여나갔습니다.

10여분쯤 지났을까.
마침내 수색역 근처에서 정차하고 있던 버스를 발견하고
황급히 차에 올라 사정얘기를 하며
올 때 앉았던 자리를 보니
하늘이 도왔는지 물건이 원형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엄청난 해프닝으로 회사에 조금 늦어 꾸지람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여러분들은 저처럼
스펙터클 환타지 스릴만점의 영화를 찍지 마시고
자나깨나 소지품 챙기기를 생활화해서
사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래요

***심장떨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줄 탔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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