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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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소중한 작은핀이..
김명주
2011.11.24
조회 55
아침날씨가 꽤나 추웠지요..
너무 춥다고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거의 없는데
한쪽 구석 나무밑으로 바람에 쓸려간 낙엽이 모여있는곳에
무언가를 찿는듯 허리도 고개도 숙이고 있는모습이 눈에들어옵니다.
무슨일일까..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머리핀을 찿는다고하며
여전히 눈길은 바닥으로 향하고 있었지요.
"무슨색이야?어떤 모양? 쌤이 같이 찿아줄께"
"노란색이구요..리본..아니 나비 모양이예요"
녀석도 나도 열심히 찿아도 그 노란 핀은 보이지않습니다.
"그만 올라가자..수업 시작할거야.."
발길이 떨어지지않는듯 움직이면서도 시선은 그곳에 향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점심 시간에 문득 생각이 나서 그 자리에 다시 가봤지요..
그런데..아까 그녀석이 여전히 그자리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네요..
"너..여태 찿는거야? 대체 그 핀이 네게 어떤 의미길래 그렇게 찿는거니?
"아니요..동생건데..'
자세히 물어보니 동생 핀인데 예뻐서 꽂고 왔다가 교문에서 들어오며
빼서 호주머니에 넣는다는것이 흘렸는지 없어졌다고합니다.
없어진거 할수없지..동생한테 얘기 잘해봐..
그래도 녀석은 얼굴이 어두운채로 있습니다..
' 쌤이 사줄께..얼마야..어디서팔지? 살수있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끝내는 눈물을 보이고 고개를 푹 숙이고
훌쩍입니다..
요즘 애들이 물건..참 쉽게 사고 쉽게 잊어버리고 하는지라 저도 쉽게 얘기를 했던거지요..
동생 핀이지만 다시 살수도 없고 동생에게 양해를 구할수도 없다고 합니다.
작년 동생 생일에 녀석이 선물 해준 핀이고
지금은 동생이랑 살지않아서 동생 대하듯 아끼는 핀인데 잊어버렸다고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동생이랑 떨어져 사는것은 알았지만
작은 핀 하나를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는줄은 몰랐었지요..
순간..어찌나 미안하고 무안한지..
무신경한..무관심한 선생님이 된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무엇이 하나씩은 있는데
물건의 또는 마음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소중하단걸 잊고 그애가 소중하게 간직한 핀을 하챦게 본것이 아니었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더욱 미안했지요..
헤어져 지내는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에 간직하고 위로받고 있었던..
작지만 소중하기만한 핀이 없으면 녀석은 무엇에 의지를 할까 걱정도 되었구요..
일단 돌려보내고 생각해보니..어떻게 위로를 할지 ..아님 다른것으로 대체할 무엇은 없는지..생각이 복잡해져옵니다.
수업이 끝나면 녀석을 불러서 우선 꼬옥 한번 안아주어야겠다는 마음인데 말로 표현하는 그 무엇보다도 마음으로 위로하고 싶을뿐입니다.
옛날..내가 녀석만할때는 ..사춘기소녀시절.. 선생님께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만해도 행복하고 힘이 났었는데 녀석도 내가 힘이됐음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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