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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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강의 별밤★★
이향미
2011.12.15
조회 91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2011년을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서 나름 궁리하다가 며칠 전에
마트에 가서 고흐의 <론강의 별밤> 500피스 조각 퍼즐을 사 왔습니다
올 해 초, 남편은 오랫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말을 제게 건넸고 그 말을 들은 저는 차마 반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말을 하기까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했었기에...
다만 기약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에 걱정은 들었지만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일이니까 그저 함께 잘 이겨내리라는 생각만으로
주문을 걸곤 했습니다
어쩜 올 한 해가 결혼생활 십수년에 일어난 사건 사고와 맞먹는
분량의 기나긴 터널길 같았지만 결국엔 이렇게 잘 왔네요
돌아오는 26일이 결혼기념일이기도 해서 가족들이 짬짬히 모여서
다 맞추려고 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요
혹시나 맞추는 요령이 있을까 싶어 인테넷 검색을 해보니
1500피스를 맞춘 어느 분이 그럽디다 "그림의 명암을 보고 맞추세요"
이제사 몇줄를 맞췄는데 괜히 이걸 선택했나 싶은 후회가 밀려오지만
한 땀 한 땀 수놓는 장인의 손길(?)처럼
오늘도 한 조각 한 조각 열심히 맞춰서 꼭 완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액자 뒤에 적고픈 말도 있어요

<어둠이 짙을수록 별빛은 한없이 밝기만 하여라...>

앞으로 또 어떤 시련이 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럴때마다 액자 퍼즐과 이 글을 읽고서 이때도 무사히 건너왔으니
힘을 내다보면 먼 훗날에
세월은 또 말해주리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이승환-내가 바라는 나
산울림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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