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가 풀릴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곳은 수술 부위입니다.
아련한 통증이 밀려와야 '끝났구나... 깨는구나..'라는 생각을 시작합니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의 흐릿한 모습과 목소리들,
회복실의 서늘한 향기와 기운들은 그 다음에야 느끼게 됩니다.
아픔을 없애려고 받는 수술인데,
또 다른 통증으로 그 수술을 갈무리한다는 것이 어쩌면 역설적입니다.
그 통증들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걸 지켜보고 안타까워하는 가족들의 슬픈 모습을 희미하게나
봐야 하는 것이 싫어, 혼자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아 아시면 몇 년은 혼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회복실을 나오면서 기다릴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두리번 거립니다.
잠깐 아주 잠깐 동안만 허전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혼자 앉아 음악듣고 사연 보낼만큼 다시 씩씩해졌습니다.
생각보다 며칠 더 입원을 해야 되고 한참을 조심해야 되겠지만,
그 시간동안 행복해질 준비들을 부지런히 해야겠습니다.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수술을 받았습니다..
정세권
2012.01.05
조회 106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