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장과 항아리 몇 개가 놓여져 있는 앞 베란다..
올 해에도 새 한 마리가 또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이틀 전, 거실 청소를 하고 있는데 문 닫힌 베란다에서 새 한 마리가
이리저리 날아 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새의 세번째 방문엔 식구들 그 누구도 수선을 피우지 않았고
오히려 사정이 있어 들어왔으니 하룻밤을 재우자는 반응들이었죠
혹시나 싶어 종이에 쌀을 놓아뒀는데 새는 왔다갔다하며 쌀을 먹고
베란다 곳곳을 날아 다니다가 인기척이 느껴지면 금세 숨더라구요
두 번째 새의 방문이 있었을 때 조그맣게 뚫린 에어컨 호스의
구멍을 막아버릴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커다란 새가 아닌 이상 그 작디 작은 구멍을 어떻게 알고
들어오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냥 놔두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김없이 올 해에도 작은 새 한 마리가 또 이렇게 방문했어요
그러고보니 새에 관한 에피소드가 몇달 전에도 또 하나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아이들하고 외출하는 길에서 날개짓은 연신 하지만 날지를
못하는 새를 봤어요
그냥 모른 척 가기엔 (실은 아이들도 보고 있어서) 그 모습이 애처로워
가방에서 장바구니를 꺼냈습니다
몇 분간 자기를 위협하는 줄 아는 새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겨우 어떻게 장바구니로 들어간 새를 들고서 근처 동물병원으로 갔어요
자초지종을 듣고서 이리저리 새의 몸 상태를 확인한
수의사가 그러시더라구요
날개가 다친 게 아니라 날개가 젖어서 날지를 못하는 거라고...
그러고보니 비 오는 날에는 날아 다니는 새를 못 본 거 같더라구요
뒤돌아서서 나오는데 수의사님께서 한 말씀 더 해 주셨네요
"함부로 새 만져서 가져오시면 안됩니다"
그닥 동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이런 상황이면 저처럼 행동했겠죠
다음 날 세번째 방문인 새를 멀리 날려 보내려고 창문을 여는데
아들이 말하더군요
새가 자꾸 우리 집으로 들어 오는 건 밖으로 나간 새가 친구들에게 말해서 그의 친구들이 우리 집이 궁금해서 오는 거라는데...
일리가 있는 말 같나요???
요즘 꿈음에서 소개해 주신 책 <인디언의 지혜>를 읽고 있는데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숨 고르기 하듯이 읽어가고 있습니다
책이 마음의 양식이 되어줄 때...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랄까요
아름다움 속에 걷게 하소서
내 뒤의 모든 것이 아름답고
내 앞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
내 위의 모든 것과 아래의 모든 것이 아름답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인디언의 구전 기도문>
데이지-나의 작은 새
시인과촌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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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향미
2012.01.10
조회 11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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