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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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담는 노트..
김명주
2012.01.14
조회 146
외출해서 들어오는길..편지함에 머리를 쏘옥 내밀고 있는 우편물이보입니다..
이게 뭘까? 책같은데..누가 보냈지? 어? 이름도 안 적혀있네..
부지런히 집에 들어와서 봉투를 뜯어보니 곱고 예쁜 다이어리가 나오네요
깨알같은 글씨의 편지도 보이고요..
돋보기를 쓰고 편지를 읽어내려갑니다..
"쌤..오늘이 다이어리데이 ..아셨어요? 치..몰랐을걸요..
제가..올해 고등학교 가고 이제 쌤이랑 헤어져야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쌤은 늘 무언가를 적고 계시는데 매일 허름한 노트에 적고 계시더라구요..그래서요..예쁜 다이어리 한권 샀거든요..
매일..여기다 메모도 하고 그러면서 가끔 한번씩 저를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요.."
편지의 주인공은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는.. 내 소중한 마음의 친구 였어요..
매주 한시간씩 만나 얘기하면서 어느새 삼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꼬맹이가 자라서 이제 성숙한 소녀가 되었지요..
그래요..
제가 매일 무언가를 끄적거리면 깔깔 웃으면서 "쌤..돋보기 한번 써봐도 되요? 아..어지럽다.. "
종알종알 ..재잘재잘..늘 나를 미소짓게 만들던 녀석이 내 노트를 보고
"아..나도 크면 쌤처럼 매일 무언가를 읽고 쓰고 해야지.."했거든요.
아마도 이 녀석의 눈에는 허름한 노트가 마음에 걸렸었나봐요..
전..옛날사람..오래된사람이라서 고운 노트도 좋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쓰다버리고 간 노트를 차곡차곡 챙겼다가 쓰는데..
다이어리를 펼쳐보니 파스텔색조의 은은한 바탕색에 종이는 매끈매끈..
보기만해도 호사스럽고 ..저절로 미소가 피어나고 ..
아..아까워서 이를 어찌쓴다지? 고운 글을 써야되는데..무얼쓸까..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가슴이 아릿해지며 눈이 아파옵니다.
녀석이 마음이 많이 아프던 어느날에는 투정을 부리고 볼멘얼굴로 개구리가 막 튀어나오는 말들도 쏟아내곤 했었는데..
이젠 그런것들이 추억으로 다가오는구나 생각을 했지요..
무슨날..무슨날..참 이름붙은 날들이 참 많기도 하지요..
그 많고 많은 날들중에 오늘..바로 오늘....
나를 참 많이도 행복하게 하는 그런 날이랍니다..
내가 늘 부르던 별칭.."꼬맹이 토끼야..넘..고맙다..널 생각하며 예쁜 글 많이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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