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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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박철승
2012.01.24
조회 137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했던 소녀가 있었습니다.

백혈병과 싸우고 있던 소녀의 이름은 '민초희'

20여년전 '꿈과 음악사이' 청취자였으며 프로그램의 한 페이지였던 소녀였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그 소녀가 '꿈과 음악사이'에 보낸 글들을 당시 DJ셨던 김창완씨가 읽어주시곤 했습니다.
그 사연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삶의 위로도 되었습니다.
그 소녀는 스무살까지 살고싶다는 희망을 이루지 못한채 조금 일찍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당시 20대초반이었던 저는 가슴이 아파서 눈물을 찔끔거리곤 했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이제 제딸의 나이가 열입곱. 그당시 초희양의 나이가 되었답니다.
건강한 딸의 모습을 보면서 문뜩 20여년 전 그녀가 생각납니다.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신청곡은 김창완님의 "안녕"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아래는 초희양이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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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민초희-

하늘이시여. 아버지이시여,
여기 보잘것 없이 꺼져가는 생명하나 당신께 바칩니다.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그러나, 착하게 살려 노력했던 소녀하나가 당신께 천천히 생명을 바칩니다.
아쉽다고 말하기엔 꽉찬것 같고, 꽉찼다고 하기엔 너무 모자란듯한 내
열일곱해.

아버지시여.
그 열일곱해를 당신께 돌려 드립니다.
한번도 내것이라고 느껴보지 못한 내 삶을 주인인 당신께 드립니다.

아버지시여.
어릴적 엄마품에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당신의 모습이 전 아름답다 느꼈읍니다.
나도 당신에게 속할수 있는 사람이길 원했읍니다.
그런 나의 생명을 영원히 당신에게 바칩니다.
난, 서럽지 않습니다.
단지 영원을 위해 영혼을 들어마신 것뿐입니다.

아버지시여.
내 열일곱해 고스란히 당신에게 바친.
내몫일지도 모를 남는 생이 있다면
천진한 어린 양들에게 고루뿌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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