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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음 잘 듣고 있어요.
김미안
2012.02.28
조회 125
어느 새 봄 기운이 완연하네요.
호수공원의 얼음도 녹기 시작하고 말이죠.
꿈음을 자꾸 들으니 반복되는
말의 힘인지 꿈꾸게 되고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행복은 전염된다고
하던데 그런가 봐요.
꿈음에서 꿈이란 말과 행복이란 말 그리고
노래 속에서 사랑이란 말이 많이 나와요.
반복되는 말들의 힘을 느껴요.
항상 꿈음 잘 듣고 있어요.
삭막한 도시의
밤이 부드러워져요. 라디오 들으면요.
고맙습니다.
신청곡은 미셸 파이퍼의 my funny valentine
아래 시는 사연이 너무 짧아서 그냥 넣어봤네요.
읽어주시라는 게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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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창문의 역사(김연숙 시인)
나는 도망친다, 나는 모든 창에 매달려
삶에게 등을 돌리고 싶다. _ 말라르메
어느 나라였을까 목조 다락방, 겹겹의 지붕들이 내려다 뵈고 완두콩 연두 이파리 창가에서 살랑대던 그 작은 방, 나는 긴 옷을 입고 누워 있는 아이였다 나무 계단 오르는 나지막한 발소리가 오트밀 한 그릇을 놓아두고 멀어져 가면 다시 캄캄한 꿈길, 미열에 뜬 흰 발이 긴 복도를 더듬어 갈 때 눈이 말간 씨앗들은 제각기 먼 곳으로 튕겨나는 꿈을 꾸며 깍지 속에 여물어가던
노을빛이 감청으로 시시각각 깊어져 갈 때 저 멀리 떠오르는 신기루 먼 바다를 향해 대지의 눈꺼풀들 환하게 열려오는 해안 마을 언덕 위 까마득한 망루에서 천만 번의 밤과 낮을 보낸 적도 있었다 축축한 대기 속에 푸르게 녹슬어 가는 청동의 종을 울려 내 안부를 풀어 보내면 멀리서 응답처럼 불어오던 그 바다의 훈풍이 그을린 내 살갗에 잔솜털을 소슬하게 세우고
야광의 파도들이 밀려와 부서지던, 꽁꽁 언 화면에 박혀 있던 별 몇 개와 새벽까지 교신하던, 화창한 아침 새들 나뭇가지 뒤흔들던, 모래폭풍 불어오면 빗살 덧문 닫아걸던 먼 나라 먼 기후의 창문 창문 곁을 지나고 지금 여기, 그림자만 스쳐가고 스쳐가는 이 옹색한 창가에서 나는 내 하루에 등을 돌린 채 한 번도 신발을 신어보지 않은 어린애로 한 세기의 밤을 다시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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