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김치 독을 부시다가 그것들이 탄식하는 소리를 들었다...
홍윤숙
내게도 시퍼렇게 잎이며 줄기
참대같이 푸르던 날들이 있었더니라
그 빳빳하던 사지를 소금에 절이고 절여
인고와 시련의 고춧가루 버무리고
사랑과 눈물의 파,마늘 양념으로 뻐까지 녹여
일생을 마쳤다 타고난 목숨의 이유대로
이제 창창하던 살과 뼈 다 내어주고
몇 가닥 뭉크러진 찌꺼기 상한 속으로 남아
오물로 버려진다
이로써 한 몫,한 생을 완성한다
남은 길 오물로 버려질
쓰레기 한 짐
파먹고 버릴 겨울 묵은 김치
여한없다...
윤희님,
이글을 읽으며 어쩜.. 어쩜... 하는 공감이 가고
김치를 먹을 때마다 이 글이 생각나
아예 식탁옆 수첩에 적어두고 생각나면 다시 펼쳐 읽곤 해요
가끔은
만두피를 사다가 푹 익은 김치를 송송 썰어
데친 숙주와 두부와 돼지고기 갈은거에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간을 하고 만두를 해 먹지요
귀찮고 번거롭긴 해도 남편이 워낙 좋아해서요
저도 좋아하지만 나먹자고 하는건 꾀가 나거든요
포근하고 따뜻한 윤희님 목소리로 이 시를 읊어 주시면
많은 분들이 저처럼 감동받을거 같아서 올려봅니다
바이브 그남자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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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김치 사설..
강지숙
2012.03.09
조회 12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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