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25년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참 오랜 친구이지요...목소리도 저음인데다가 성격 마저 과묵하기까지한 그 친구는 정말로 믿음직스러운 평생지기랍니다. 저희는 자주 연락을 하지는 않아도 서로를 아끼고 응원하고 지내는데 세 달 째 이 녀석한테 연락이 없는 겁니다. 저는 괜한 고집과 자존심에 연락을 먼저 하기는 커녕, 속으로 투덜투덜 친구에게 서운한 마음만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친구에게서 이메일을 받았어요... 저는 메일을 읽는 순간 속에서 무언가 울컥한 것이 올라오고 말았습니다. 많이 슬프고 미안해지고 말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먼저 하늘로 보낸 친구는 형편도 어려운 집안의 맏아들로서 남동생과 어머니를 대신해 고생이 무척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어머니마저 암 판정을 받게 되었고,너무도 힘이 들고 마음이 아파 견딜 수도, 아무 것도 할 수도 없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연락도 못 했다고, 좋은 소식도 아닌데 연락하면 오히려 제게 짐이 될까봐 미안해서 조심스레 이제서야 연락 하는거라고..
이메일에서는 그간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으며 얼마나 고뇌하고 힘겨워하다가 제게 연락을 한 건지 다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병 중에 계시고, 동생은 아직 학생이라, 친구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이지 너무도 힘에겨운 고통이었을텐데....
저는 어쩜 이렇게 속이 좁았던 걸까요.... 지친 친구가 기대기엔 제 어깨는 아직도 한참 좁디좁은 것만 같습니다... 왜 연락이 없냐며 투덜대기 전에, 먼저 연락해서 따뜻한 가슴 한 켠 내어주는 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좁은 마음이 들켜버린 것만 같아, 미안함에 사무쳐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친구의 어머님도 저를 무척 예뻐하셨는데....
그래도, 좁은 마음의 저를 늘 믿고 귀하게 여겨주는 그 친구에게, 이메일이 아닌, 따뜻한 손 편지와 함께 조만간 만나자는 글을 보내야겠습니다. 말없이 등 좀 토닥여줘야겠습니다. 따뜻한 설렁탕이라도 먹으면서...
가장 가까운 곳 부터 살피고 챙기라는 얘기... 저는 오늘 두 손 들고 반성하며 다시 한 번 깨달아야겠습니다.... 친구야, 미안해...
부활의 '생각이 나' , 김광석의 '일어나' 중에서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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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제 마음을 꼭 전해주세요...
김남원
2012.03.26
조회 10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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