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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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까지 필요한가요??
장정미
2012.04.25
조회 117
5월 1일-근로자의 날.
5월 5일-어린이날.
5월 8일-어버이날.
5월 15일-스승의 날.
5월 28일-석가탄신일.
5월 31일-학수오빠와 정은이의 200일.

정신없이 지내는 요즘,
아침 출근 길에 무심코 꺼내 신은 구두의 굽이 행.방.불.명.ㅠ
그것도 한 쪽만!!ㅠ
하루종일 뒤뚱뒤뚱거리며 다니다 보니 허리가 아파왔어요.
마침 그날 오빠를 만났기에,오빠에게
"오빠~^^ 나 이것봐라~!!"
한쪽 신발 굽을 보여주니 오빠가 놀란 표정으로,
"이거, 왜 그래??"하면서 당황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신발이 이런줄도 모르고, 신고 갔어요.
봄 신발 이거밖에 없는데 어쩌죠??
오빠 부모님 만날 때 이거 신고 가나요?? ^^ "하며 운을 띄웠더니,오빠가 신발은 사 줄 수 없.대.요 ㅠ
평소에 오빠에게 선물을 받거나 물질적인 것이 오고가지 않는데,
괜시리 오빠한테서 신발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고,
신발 볼 때마다 오빠 생각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빠와 저의 생각은 다른 곳에서 차이가 있더군요.
"음~, 정은아. 오빠가 신발은 못 사주고, 옷을 사줄게. 우리 엄마,아버지 만날 때에 입고 갈 옷을 사주는 게 낫지 않아??"이러는 것입니다.
난 옷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는데, 난데없는 왜 옷이지??하는 생각에
"내가 필요한 건 신발인데, 왜 옷을.."ㅠ
연애할 때 갖는 사람들의 기준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오빠도,
남들이 안 좋다 하는 것은 싫은가 봅니다. ^^;

연인한테 신발 사주면 도망간다는 속설에. 오빠가 저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하더군요.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설명하듯 오빠의 진심어린 모습에 차마 서운해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오빠한테 물었습니다.
"내가 옷을 오빠처럼 멋있게는 못 입어도 깔끔하게는 입는데,
평소 내 옷이 맘에 안들어요??"라고 물으니
오빠가
"그런게 아니라,우리집에 인사가는 거니까 오빠가 골라준 옷 입고 가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그리고, 같이 쇼핑도 다니고 싶어서"
이러는데, 뭐라 할 말이 없더라구요. 패션에 그다지 관심도 없는 저에게는
연인이라는 테두리에서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고, 즐거움이겠거니라는
생각과 동시에 구두는 언제 사러가나??하는 생각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갈등하는 표정이 역력히 드러나는 포커페이스 빵점의 제 표정을 간파한 오빠!! (저희는 알고 지낸 시간이 약 8년차에 사귄지는 200일이 가까워 옵니다.그래서인지 오빠는 제 표정만 보고 다 아는 것 같습니다.ㅠ)
그런데, 오빠의 그 다음 말이 충격!!이었습니다.
"음...그럼, 구두를 사러가서 내가 디자인만 골라 줄게."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피식!" 웃으니 이어지는 오빠의 말이
"음...그럼, 구두 사줄테니.각.서.써.줘!!" ㅠ

어쩌죠?? 각서 쓰면서까지 구두를 신을 수는 없겠죠??ㅋㅋ
오빠를 8년을 알아온 사이이고, 사귄지는 이제 200일을 지나고 있는데, 매 순간순간이 서프라이즈입니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
TV에서나 결혼한 친구들에게서 들은 각.서.
술 먹고 늦게 들어온 남편이 받아 적는 받아쓰기.
살면서 몇 백장 씩 쓴다는 반성의 의미를 가진 다짐과 각오의 글.
상대방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을 갖고 써야한다는 글.

ㅎㅎㅎ
저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했고,
그 다음에는 오빠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내가 들은 말이 진정 각.서.인지를...^^
오빠의 표정이 진지했고 제가 들은 것이 맞다는 생각에
저 구두에 대한 꿈은 바로 포기했습니다!! ^^;

그리고, 오빠에게 바로 하지 못 한 말이 있었어요.
"오빠,저 평생 오빠 옆에서 같은 곳 바라보며,
오빠의 사람으로 함께 할 겁니다.
궂은 날씨 탓에 힘들어하면 기운 돋으라고, 영양음식도 해 줄 것이고,
일 하다 지칠 때면 시원한 꿀물타서 오빠 곁에서 방긋 웃으며 응원할 것이고,
늦은 귀가에 새벽달 보며 귀가할 때는 미안해질 만큼 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며 오빠 바라볼 거에요.
오빠~, 오늘도 사랑하고, 내일도 사랑하고, 평~생 사랑할 나의 학수오빠.
각서보다 더 강한 효력있는 똥글이의 눈망울=신뢰의 눈망울을 바라봐 주시고, 지금처럼 늘~함께해요. 그리고
조만간 만날 뵐 어르신들께도 잘 할게요."
생각만 해도 심장이 떨려오는 장면이지만,
막내며느리로 입지 단단히 굳힐 만큼 잘~할게요. ^^

참, 오빠 몰래 오늘 인터넷으로 구두 신청했습니다. ^^;
오빠의 심려를 끼치게 한 구두에 대한 열망을 바로 접었거든요.
그리고 준비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쓰는 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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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장정은은~
앞으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김학수씨의 옆에 옴짝달싹 못하게
붙어 있을 것이며,
살면서 다시는~ 구두가 필요하다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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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씨, 우리의 사랑 진행 보고서를 항상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로 인해,
오빠와 저의 사랑의 결실이 빨라질 것 같습니다. ^^ㅋ

깜빡할뻔 했습니다.^^
신청곡은
패티김 - 그대 없이는 못 살아.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커플송입니다.^^
나중에 가족 모임에서 함께 부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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