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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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이영호
2012.06.27
조회 68
'미안해. 하지만 오빠가 남자로 보이질 않아. 그냥 좋은 친오빠처럼 남아줬음 좋겠어...'

또 다시, 이 말을 듣게 되었다. 한달 전. 1년간 짝사랑한 그녀에게 고백했고 또 다시 이 말을 듣게 되었다. 난 엷은 미소를 띄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눈물을 지을 수는 없는일 아닌가.

'그래. 네 마음은 알겠어. 그래도 좋게 말해줘서 고맙다'

이렇게 말을 하는것도 어쩌면 왠지 억울하고 슬픈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굳이 승/패로 규정을 하자면 지금까지 내겐 0승 4패라는 성적표가 쥐어져 있다. 그리고 모두에게 똑같은 말을 들었다. 친오빠로 보인다. 그 이상으론 보이지 않는다. 내 타입이 아니라는 우회적인 표현인지 아님 정말 그렇게 보이는지...또 다시 이 말을 듣게 되니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어쩌면 저 성적표에 나를 좋다고 했던 사람도 있긴 있었다. 승을 한개 추가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기록되지 않은 패배중 하나이다. 그녀는 감언이설로...좋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며 내게 많은것을 앗아갔다. 소위 말하는 어장관리녀. 그녀에게 마음도 금전도 모두 줘버렸고 그녀는 또 다른 물고기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나를 좋아한다 했던 사람은 그렇게 나에게서 떠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선 또 다시 '친오빠'소리를 듣게 되는 나.

자격지심은 엉겁으로 쌓이고 목적도 대상도 불분명한 분노만 쌓인다...

네번째 말을 들었을때나, 처음 그 말을 들었을때나 모두 한달정도는 멍하니 지냈다. 그리고 그 끝은 두번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으리라. 두번다시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했다.

하지만 네번 모두 시간이 약인가보다. 시간이 지나니 그 다짐은 엷디 엷게 희석이 되고 분노가 가라앉는다.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어떤 기쁨조차 든다.

누군가를 좋아하는것. 누군가를 사랑하는것은 어찌보면 사람의 본성인가 보다. 그렇게 생채기가 나고 상심이 들면서도 또 다시...누군가를 좋아하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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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은 '피터팬 컴플렉스'가 부른 '안녕'입니다.
그리고 만약 사연이 소개가 된다면 수요일이랑 금요일만 빼주세요. 그날은 제가 들을 수 없는 날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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