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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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세요~윤희님^0 ^/*
이진호
2012.08.20
조회 84

오늘 아침엔 하늘을 향해 노란 웃음을 짓고 있는 해바라기 옆에서 벌써 작은 코스모스가 핀것을 보았습니다.
한 낮의 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의 세째주에 본 가을 냄새는 색다른 느낌으로 설레이게 하네요~

안녕 하세요.꿈음지기 윤희님~^0 ^/
그동안 별 탈없이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인천 65-1노선 이 진호 기사 입니다.
벌써 제가 버스기사로 근무한지가 7년이 되어가네요.
돌이켜보면 7년 이라는 세월이
제겐 짧으면 너무 짧게만 느껴지는 세월이었고
길면 너무도 길었던 7년의 세월 이었던것 같습니다.
길었던 세월을 생각하자니 갑자기 손에 힘이없어지고
자판기로 글 쓰는게 버거워지네요ㅎ
......

그동안 근무하면서 많코도 많은 사연들중에
어제 있었던 사연을 들려주려고 왔어요.
저희 65-1노선은 출발지 옥련동을 시점으로 주안역 환승장을 경유하는 노선인데요.
중간 목적지인 소망마트 정거장에서 제 눈에 띠는 손님을 보게됬습니다.
5~6살로 보이는 여자 어린애와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승차 하기도 전에
"아저씨 죄송합니다"라고 하시면서 승차에 오르시더라구요.
근데 애기가 다리를 절면서 어둔하게 올라 오더라구요.
의아 스러운건 뒤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니는 힘들게 승차하는 애기를 도와주지는 않코 않쓰럽게 지켜보시기만 하더라구요...
소아마비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 였습니다.
안에 계신 손님들은 모두 승차하는 꼬마아이와 어머니로부터 찌푸린 표정과 차가운 시선으로 감싸는 기운이었고
순간 저도 모르게 싸이드를 채우고 일어서서 애기를 안아서 좌석에 안기려는데
"아니에요 기사님...잘 올라 갈거에요 바쁘신데 죄송해요"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더라구요.
어쩔수 없이 전 힘들게 승차하는 애기를 서서 지켜볼수 밖에없는 처지가 되게 됬구요.
그렇게 꼬마손님은 어렵게 어머니 다리품에 안기어 승차하게 됬습니다.
순간 전 속으로
("한참 차 밀리는 시간인데 애기도 아픈 몸인데 편하게 택시나 타고 가시지")하면서 속으로 짜증을 낸게 사실 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 50대로 보이는 남자 손님 한분이 짜증이 나셨던지
"애가 저런데 택시를 타고가야지 정신이 있는 여자야 없는여자야,기사 아저씨 빨리좀 갑시다"
라고 하시면서 너무 심할 정도로 어머니에겐 면박을 저에겐 버럭 화를 내시더라구요.
뭐라고 한마디 드리려다 꾹 참았습니다.
제 본연의 임무는 손님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게 목적이니깐요.
"죄송합니다 이제 곧 출발 하겠습니다"
하고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곧바로 운행을 하게 됬구요.
화를 내시던 남자손님분 땜에 차안에 분위기는 내삼 조용해졌습니다.
운행도중 싸이드 밀러로 화를 내시던 남자 손님을 보게됬는데 약속이 있었던지 시계를 자꾸 처다보더라구요.
약속이 있어 늦어서 그러시는구나 하고 이해는 했지만
전 사실 아직까지 결혼을 못해서 애를 않키워본 부모 입장이라서 잘 모르겠지만,잘 모른다고 하는 제가 너무 우습게만 느껴지네요...
차안이 아니라 길목에서 만나면 그 남자분 실컷 두드려 패주고 싶더라구요......
("아 저사람은 애도 않키워봤나,뻔히 봐서 알면서도 좀 이해좀 해주시지...)하고 속으로 화를 냈습니다.
차가 지연이 된 관계로 저도 정신없이 운행하던중 어디서 알도 듣도 못하는 목소리로 떼를 쓰는 애기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바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 소아마비 꼬마아가씨였지요...
어머니는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손님들께 말씀하시고
힘없는 애를 툭툭 치시며
"너 오늘 왜 그래 혼날래 조용히 않해...기사 아저씨한테 혼난다"
라고 말씀 하시면서 웃으시면서 제눈치를 보시더라구요.
헐...어머니는 차막혀서 바빠 죽을 지경인 괜한 저를 팔아먹더구요ㅎ
순간......
저런 장애란 커다란 아픔을 격고 애를 키우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있자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울컥 하더라구요...
모르게 외면하면서 눈물을 딱는다고 쌩쑈를 했는데ㅋㅋ
그리곤 비도 오고 앞도 어수선한 날씨에 괜한 검은 선글라스를 눈에 치장 했구요.
근데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보셨던지 어머님과 제눈이 딱 싸이드 밀러에 눈이 마주쳤지고 말았지요...
그 어머니는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한손으로 막으시고 고개를 숙이시며 인사 하는 듯한 모습과 어머니의 눈물을 싸이드밀러로 보게됬습니다...
기분 참......
손님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어머니과 저와의 교화 였던 것 같습니다.
때마침 신호도 걸리고 해서 졸리면 씹으려고 챙겨놨던 껌을 들고
꼬마 아가씨에게 다가가서 한쪽 무릎을 꿇고 껌을 이쁘게 까서
"이쁜 수다쟁이 아가씨 이 껌좀 드셔보세요"
하고 어머니 품에 안긴 꼬마 아가씨볼에 살포시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여지껏 본 꼬마 아가씨중에 젤로 이쁜 아이였던것 같습니다.
"아저씨한테 고맙습니다 해야지"하시면서 어머니는 마냥 해맑게 또 그렇게 웃으시더라구요.
차안에 계신 손님들도 아까와는 다른 시선으로 꼬마아가씨와 어머니를 미소로 반겨주시더군요.
애기 입에 뭘 넣줘서 그런지 그 꼬마 아가씨는 주안역 환승장 도착지까지 오물오물 조용했구요ㅎ
어머니는 주환역 환승장에 애기를 안고 하차 하시면서 승차 입구에 오셔서 연신 고개를 숙이시고 고맙다고 인사를 제게 하시더군요.
그리곤 전 꼬마아가씨에게 웃으면서 손 인사를 했지요.
......

아직도 작은 입으로 껌을 오물오물 씹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던 꼬마아가씨가 눈에 선하기만 하네요ㅎ
오늘 한번이라도...다음에 한번이라도...꼭 꼬마아가씨를 다시 봤으면 바램입니다.
버스안에cctv가 있는데 같이 올렸으면 좋았을텐데 참으로 아쉽기만 하네요.
어이쿠~
사연 적다보니 출근 시간이 다되어 가네요~
그럼 오늘도 밤 10시에 뵐께요~꿈음 윤희님^0 ^/

PS:윤희님~세상에서 젤로 이쁜 꼬마 아가씨와 세상에서 젤로 해밝은 어머니에게 이곡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부탁 드립니다.^0 ^/

" WIND SONG" -코타로 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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