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남편이 장염이 나 열흘이나 고생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고 있답니다. 새벽에 한 시간 먼저 일어나 밥을 안치고 반찬을 담아야하기에 평소보다 잠이 부족한게 사실이랍니다. 회사에 가서 막상 열어 보면 반찬도 늘 그게 그거고 별거 아닐건데도 쌀때는 엄청 신경쓰이고 귀찮은게 사실이랍니다.
중고등학교 때 어머니께서는 저를 포함해 연년생인 형제들이 셋이나 되었기에 도시락을 저녁것까지 6개를 싸셨답니다. 당시 어머니께서는 맞벌이를 하셨기에 퇴근도 늘 저녁 10시가 다되야 하셨거든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우리 남매 도시락을 싸시고 또다시 출근을 하셨답니다. 그런 수퍼 우먼인 어머니께 고맙다는 말은 못드릴망정 반찬투정에 다른 아이들처럼 좋은 도시락 통이 아니라며 챙피하다고 철없이 굴었었던 제가 너무 밉네요.
어머니도 더 주무시고 싶을 거고, 더 좋은 반찬에 도시락통도 남들 뒤지지 않게 싸주시고 싶으셨을텐데 그런 마음 못헤아려드린게 회되네요.
지금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기에 아이들과 엄마의 끈끈한 정이 사라진 것 같네요. 점심 시간 도시락 가방을 열면 도시락 통 속에 담긴 엄마의 격려와 사랑의 쪽지가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었었는데. 문득 그 시절 점심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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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김승연
2012.09.19
조회 6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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