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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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김승연
2012.09.28
조회 85
“ 아버지 올해는 못내려가요. 김서방이 회사일이 바빠서요. 아이들도 곧 중간고사고요, ”
“ 괜찮다. 젊은 사람이 일을 해야지 이런 시골에 뭐하러 내려와? 가뜩이나 연휴도 짦은데, 아비는 너무 잘 지낸다. 너는 허리 아프다더니, 지금은 괜찮냐? ”
“ 병원 다니니까 많이 좋아졌어요. 제 걱정보다 아버지 걱정부터 하세요. 혈당은 어떠세요? 약 잘 드시고 계세요? “
내 말에 뭐든 당신은 잘 지내고 아무일 없으시댄다. 친정어머니께서 삼년 전 돌아가시고 어버지 혼자 남아 차례를 모실 생각을 하니, 갑자기 두 눈이 뜨거워지면서 목이 메여왔다. 추석 후 있을 아이들 시험만 아니면 남편한테 얘기하고 당장에라도 혼자 밤기차에 몸을 싣고 싶건만, 내가 메인 굴레를 벗어날 수 없기에 올해도 내 발등을 찍는다.
어머니 살아 계셨을 때는 강단있고 짱짱하셨는데, 돌아가시고부터 부쩍 외로움도 더 타시고 몸도 편찮으시고 전화도 자주 주신다. 전화 하시면 늘 같은 말씀 당신은 잘지낸다는 말씀뿐, 하소연이나 고민 같은 것은 단 한번도 하신적이 없다. 그게 더 마음 아프다.
딸이 못견디게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으면 차라리 편할 것 같다.
아버지, 죄송해요. 추석 때는 못가고 그 다음 주에 애들 시험 끝나면 갈게요. 아버지 좋아하시는 약과 가지고요.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자식들은 늘 부모님께 기다려달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나보다. 언제까지 기다려주시지 않으실 걸 잘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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