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목욕을 하고 몸을 닦으려고 하는데, 거울에 어깨부분에 멍이 비춰보였다. 꽤 컸다. 깜짝 놀라 자세히 살펴보니 파란 멍이 몽고반점마냥 크게 퍼져 있었다. 이 정도면 다쳤을 당시 꽤 아팠을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부딪친 기억도, 누구한테 맞은 기억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멍을 보고 난후부터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만해도 아무느낌도 없었는데 말이다.
동생에게 멍을 보여주니, 나보러 둔하다며 멍이 아피 보인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어깨가 욱신거렸다. 점점 더 심해지는게 생각해보니 웃기다.
사람은 도대체 뭘 보고 아프다고 느끼는 걸까?
어렸을 적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 넘어졌다가도 흙을 툭툭 털고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다시 신나게 놀았다. 그러다 무릎에 무언가 찐득한게 느껴져 만져봤을 때 주르르 흐르던 피를 보면 대번에 울면서 집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내 집에 도착해 엄마 얼굴을 보고나면 그 울음이 대성통곡으로 바뀌었다.
아파서 운 걸까? 피를 봐서 운걸까? 서러워서 운걸까?
어른이 되어도 엄살은 그대로인 것같다. 몸이 커서 어렸을 적보다 다치면 더 크게 다치니 어쩜 더 한 것도 같다.
그 옛날 원효스님이 동굴 속에서 해골바가지의 물을 너무 달게 먹고는 다음날 실체를 확인하고 구역질을 했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아품의 실체
최대웅
2012.10.10
조회 87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