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때부터 초등학교에 다닐때까지 저는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외할머니께서 엄마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간식으로 순대며 가끔 할머니가 먹던 막걸리에 설탕을 타서 한모금 마셔보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함께 살지 못했던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에는 명절이면 바짓속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몇장을 꼭 제 손에 쥐어주곤 하셨던 외할머니...나이는 많으신데 이빨이 늘 가지런하셨고 머리숱이 많으셔서 파마머리도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염색한번 하지 않아 늘 하이얀 머리셨는데 그 모습도 어찌나 아름답게 보였는지 늘 할머니처럼 늙어야지,,, 생각해곤 했는데 몇달전 예고도 없이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외할머니를 찾아 뵙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내 가족 챙기느라 외할머니는 그저 가슴속의 그리움으로 접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기억을 잘 못하신다는 외할머니의 소식을 들었고 또 어느샌가 거동이 힘들어 집밖을 못나가신다고 하셨습니다.하지만 전 여전히 먼 곳에 살아 찾아 뵐 수 없었습니다.
그런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을때 전 비로소 영정사진의 할머니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단아한 미소를 띄셨고 전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습니다.
늘 내 마음속에 할머니와의 추억이 생생했는데 이렇게 할머니가 없다고 생각하니 제 자신이 미웠습니다. 다 커서 맛난거 한번 해드리지 못한 불효를 어찌 만회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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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내 마음의 고향, 외할머니에게
홍순영
2012.11.08
조회 8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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