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 신동엽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中 < 담배 연기처럼 >
*
금요일 이른 퇴근길,
광화문에서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서
당신을 만났지
저녁은 먹었어요?
잘 지내죠 ?
*
이어폰 속에서 흘러나왔던 노래는
영화 < 님은 먼 곳에 >에서 수애가 불렀던 < 늦기 전에 >
아이러니했지,
나는 저녁을 아직 먹지 못했고
잘 지내느냐는 물음에
고개만 끄덕였지
*
그리고 집까지 돌아오던 길,
평소 같으면 집으로 돌아오며
영화만을 생각했을 텐데,
영화의 장면은 기억나지 않고
당신은 어떻게 여길 지나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나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는지,
점점 쓰러지고 있는 나를 알고 있는지,
묻고 싶어졌지.
*
하지만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나는 걷기만 했지
당신을 만났던 15초도 안 되는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
길의 풍경을 담고 싶기도 했지만
나는 걷고 있었지
물어볼 것이 너무 많았지만
난 아무것도 묻지 못했지
*
꿈속에서만 보던 당신을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리움이
바람과 함께 흩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당신을 잊고 있었지,
담담하게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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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정은택
2012.11.12
조회 11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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