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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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아빠가 가족에게
김정현
2012.11.11
조회 96
처음 인사드립니다. 한 두 해전부터 퇴근 시간에 즐겨듣곤 하는 애청자입니다.

9살 먹은 아들이, 엊그제 또 수술을 했습니다.
날때부터 남들과 좀 달라 생후 한달부터 시작한 수술이, 이제 벌써 십 수번에 이르네요. 처음엔 하늘이 무너지는 듯 싶어 눈물도 흘리고 그랬는데, 아빠가 해야할 일은 그것 뿐이 아니었습니다. 공부만 하던 부부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술비.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학원강사가 되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근 10년. 그 사이 아들의 수술을 늘 곁에서 지키고 보살핀건 당연히 아이 엄마였고, 저는 강의 스케줄에 치어 아이의 상황은 뒷전이었지요. 이건 뭔가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그렇게 타성에 젖어 지내왔습니다.

이번엔 시간이 딱히 맞아, 아들과 함께 병원엘 갔습니다. 근데 이 소박한 녀석의 바람은, 그저 마취가 될 때까지 아빠가 손을 잡아주고,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아빠가 옆에 있어주는 것. 먹먹하고, 정말 오랫만에 눈물이 나려했습니다. 아이가 시술을 받는 동안, 처가 손을 잡으며 살며시 말합니다. "오늘은, 당신이 옆에 있으니 참 든든하다.. 사실 늘 감당하기가 불안했어요." 또 한번 눈물이 나려했습니다. 미안함에, 그리고 고마움에. 이렇게 항상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주는 가족의 모습에 그냥 가슴이 저렸습니다. 아 참.. 두 돌 넘으면서부터 동생에게 거의 모든 걸 양보하고 배려해야했던 큰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 녀석, 역시 정말 고마운 존재입니다.

사실, 아픈 듯 글을 적지만 저는 상당히 행복합니다. 나름 큰 아픔을 겪은 이후로, 매일 매일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보냈거든요. 그리고 그 가운데 가족이 있음에, 마음이 늘 부자입니다. 그래서,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술받은 아들이 아빠랑 함께 부를 때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데,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요일에는 꽤 늦게까지 안자는 편이니까, 같이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루시드 폴, 문수의 비밀.

밤의 분위기를 깨는 노래라면, 전해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퇴근시간, 윤희님의 음성과 음악을 듣는 것으로도 즐겁습니다.

앞으로 종종 글 남길 수 있도록 해 볼께요. 소소한 일상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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