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남겨봅니다.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사진 앨범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1999년도에 다녀온 배낭여행 사진첩이었습니다. 가끔 힘든 생활에 그 사진들을 보면 힘이 나곤 해서 종종 펼쳐 보았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그 앨범이 보이지 않더군요.. 이사때 잃어 버렸나.. 아님 우리집 꼬마애들이 모르고 버렸나.. 어느날 큰맘먹고 온 집안을 뒤졌으나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찾을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는 나타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혹시나 형집에 놔 두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 형수님한테 앨범이 거기 있는 것 아니냐고 여쭤봤지만 없다는 대답만 들을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전에 있는 형수님이 사진앨범은 찾지 못했지만 필름은 아직 집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99년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아직 나오기 전이어서 여행시절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었거든요. 문경 고향집에 오실 때 꼭 그 필름 가지고 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고향집에 가기전 마음이 설레더군요. 마치 잃어버린 보석상자를 다시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대학시절 저는 친구들하고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지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도서관에 하루종일 지내면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는 그런저런 학생이었습니다. 그렇게 한해한해 학년이 올라갔고 4학년이 될 무렵..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20대 시절이 끝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 없이 휴학계를 학교에 제출 하였습니다.
그리고 6개월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모은 돈으로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당시에도 인터넷이 활성화 되어있었지만 부정확한 정보도 많았습니다. 달랑 책 한권 들고 돌아다닌 유럽은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때 비슷하게 유럽에 혼자 오신 한 누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누나는 86학번이라고 하셨으니 꽤 저보다는 나이가 많으셨죠.
그 누나는 준비를 많이하고 오셨고 저는 대충 책한권 달랑 들고 왔기 때문에 저는 그누나한테 속칭 “꼽사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4주 정도 같이 다니면서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밥도 같이 많이 먹어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니면서 시간이 다 되어 누나는 서울로 가고 저는 몇일 더 있다가 한국에 오게되었습니다. “우리 한국가면 꼭 다시 만나자. 자주 연락하기다~” 라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한국 온 다음 달에 누나를 봤었고 서울에서 본 누나는 너무 반가웠습니다.
자주 만나자고 했지만 저도 결혼을 하게 되었고 누나 또한 하시는 일이 있다 보니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간혹 텔레비전에 여행 프로그램이 나오면 “그래,… 그때 그 누나랑 저기 갔었는데.. 잘 지내시겠지..” 하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어제 그 필름으로 사진을 현상하였습니다. 요즘 필름카메라가 사라진후 필름을 현상하는 사진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이 필름 현상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진을 천천히 보다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 오르더군요.
그 누나와 같이 찍은 사진도 보여서 오랜만에 그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누나한테 보냈습니다.
“누나 잘 지내시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네요. 여행중 말씀하셨던 조카들은 많이 컸겠네요.?
[그래 잘 지내니? 그 조카들은 벌써 대학생이 되었단다, 네 애기들도 많이 컸겠다]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겁없이 다녔던 유럽여행지의 추억과 떠나기 전날밤의 흥분을 생각하면 아직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 누나께서는 올 4월에 다시 배낭여행을 떠나신다고 하네요.
“박승영 누나!. 항상 건강하시구요, 이번 여행도 잘 다녀오세요. 떠나시기전에 꼭 저 만나셔야 돼요”
신청곡은 그 누나가 무척 좋아했던 이승철의 “오직 너뿐인 나를”을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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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잘 다녀 오세요~~
박정운
2013.01.21
조회 6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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