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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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버스기사님
이선범
2013.04.17
조회 92
월계동에서 노량진까지 통학하며 늦은 나이에 수험생활을 하는 학생아닌 학생입니다. 매번 꿈음 들으면서 집으로 가는길이 유일한 행복이 된지도 벌써 오래되었네요. 그런데 어제는 꿈음이 얼마나 야속하던지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시간은 걸려야 집에 갈 수있기에 바쁘게 서둘러서 11시 30분즈음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안은 비교적 한산하고,
때마침 버스기사님도 꿈음을 크게 듣고 계시더군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래서 듣고 있던 라디오 이어폰을 벗어던지고 한강대교의 야경을 벗삼고 행복하게 듣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때 부터 였습니다. 버스가 왠지 모르게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가기 시작했습니다. 잘 가던 버스전용차선에서도 벗어나시더니 4차선 갓길쪽으로 붙으시고 장남감 자동차 움직이는 속도로 천천히 가시는 겁니다. 기사님이 앞뒤배차시간을 맞추시느라 그러시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금 참았습니다.
다리 중간에 오시더니 아예 정차를 하시고 라디오 노래에 맞춰서 발박자도 맞추고 계신 겁니다. 아마도 배차시간이 문제가 아닌것 같았습니다.
버스 엔진소리에 꿈음이 잘 안들리니까 일부러 저속으로 움직이고,
한강대교 중간 갓길에서 듣고 계신 것 같더군요.
이미 제 귓속에서 꿈음은 떠나고 왠지 모를 불안감과 답답함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버스들이 얼마나 부럽든지요.
5분가량을 정차하신 기사님은 다시 노래에 리듬을 타듯 천천히 움직이시더군요. 이번에도 버스 전용차선에서 벗어나서 뒷차들을 다 보내면서 그렇게 저속주행하시면서 일부러 앞 신호가 빨간불이기를 기다리듯 주행하시는것 같았습니다.
평소 늦은시간이라 빠르게 가면 8분이면 갈 수있는 길을 25분에 걸쳐서
왔습니다. 얼마나 버스기사님이 야속하고, 꿈음이 야속하든지요.
앞으로 버스에서 꿈음 만날때면 반가움보다 어제 그 일이 생각날것 같아서 한편으로 우습기도 합니다. 그래도 꿈음은 저에게 하루를 마감하는
편안함을 주기에 그 버스는 될수있으면 피하고, 이어폰속 저만의 느낌으로 꿈음을 듣는것에 만족할까합니다.
그래도 꿈음은 들어야 하니까......

한강대교에서 바람을 맞으며 꿈음 듣던 어제를 기억하며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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