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 휴직을 결정하고 쉬게 된 지 3주차, 벚꽃나무 가득 핀 동네 하천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오후 낮 풍경,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젊은 엄마는 아장아장 아기를 데리고 나왔고, 멋을 낸 할머니들은 친구들끼리 나오셨는지 사진을 연방 박으셨습니다. 연인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걸었습니다.
건너편 하천가 오후 지는 햇살이 아스라이 비춰서였을까요,
벚나무 하얀 꽃잎보다 더 하얀 백발의 할아버지 홀로 벚나무 꽃길을 천천히 걸어가시는 모습이 빛바랜 사진처럼 보였습니다. 우리 아버지 하얀 머리 같아, 할머니는 떠나보내시고 혼자 남으셨나, 혹 소일조차 할 수 없어진 육신에 발걸음 그리 무거우셨나....
홀로의 먹먹한 외로움이 제게도 와 닿아서였을까요.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시공간 속에 놓여져서였을까요.
그 할아버지의 하얀 머리와 느린 발걸음, 봄한철의 눈부신 벚꽃의 아름다운 풍경이 오버랩되어 마음 한켠 아련하게 남았습니다.
산책길에 들었던 노래 신청합니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네가 오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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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벚꽃
김주연
2013.04.16
조회 8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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