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내리면 수줍던 시절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기에
그것도 많이 내리는 비가 아니라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더욱 더
20대 시절도 돌아가는 것 같아 설레입니다.
22살이었던 해 사월 동네 어귀에 아주 큰 라일락 나무가 있었습니다.
사월이라 그런지 꽃은 피고 향기가 얼마나 좋았던지 가던길을 멈추고
라일락 나무 아래 있는데 조금있으니 글쎄 비가내리는게 아니겠어요.
우산도 없고 그만 비를 맞아야 할 처지였는데 저멀리서 우산을 받고
오는 한 여인이 보이는게 아니겠어요.그래서 가까이 다가오면 우산좀 같이 받을 수 없냐고 물어보자하고는 조금 기다리는데 아닌게 아니라
가까이 라일락 나무까지 다가왔습니다.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나는 그만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너무나 예쁜나머지 내 입술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머리는 생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었는데 마치 천사 같았거든요. 말도 못하고 나무 아래 서있는데 아니 글쎄 나에게로 다가오는게
아니겠어요.그러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게 아니겠습니까 예 저기까지 가는데요.모아하니 우산이 없는 것 같은데 나도 거기까지 가는데 우산 같이 받고 가자는게 아니겠어요.
처음 본 얼굴인데도 내 심장은 1키로 미터를 질주한 사람처럼 두근두근 거리는데 정말 가까이 가면 갈 수록 심장 뛰는 소리가 저 멀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으니까요.한참을 걸어가다가 나는 멈추었죠.더이상 그녀와 같이 갈 수가 없었으니까요.저 나는 여기 이동네에 살고있습니다 하고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그녀는 떠나가고 나는 그 길가에 우두커니 비를 맞으면서
떠나가는 그녀을 끝없이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라일락 향기가 내 코끝을 스쳐가는 것 같았습니다.아직도 그 두근거리는 마음은 사월이 되어 라일락 향기를 맡으면 그때의 아련함이 되살아 나는 것 같습니다.
신청곡
아이처럼 -김동률
가려진 시간사이로-윤상
사랑비 -김태우
재철님.윤희님.동숙님.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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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화요일
조진관
2013.04.23
조회 8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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