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아프기 시작했어요.40도 가까이 올랐을것 같아요. 날이 밝고 견뎌보겠다고 버티니 조금 내린듯 했는데 그래도 38도를 넘겼네요.응급실 신세를 지고,그렇게 월요일 새벽에 퇴원을 하고, 화요일, 오늘 오전까지 ㅠ,ㅠ;;;어제부터는 속이 너무 아파 한의원에 갔답니다.신약은 정말 안먹고 싶어서요.그런데 제 몰골이 토요일 저녁 씻은 후로는 한번도 씻은 적이 없어 말이 아니였나봐요.허리도 제대로 못폈으니,,,차를 꺼내주시는 경비 어르신 말씀이...혀를 차시면서
"에휴,,,젊은 분이 많이 아프신가보구만,,,건강이 최곤데,,,,"
"네ㅡㅡㅡ"(속으로 맞아요 라고 대답했지요)
"난 돈 많은거 보다 건강한게 최곤거 같어! 이 나이되면 다 그렇지"
전 힘없이 대답했어요"그래도 돈이 많으면 못고치는 병이 없잖아요!!"
"아냐, 아냐, 그렇지 만도 않아, 아가씨! 이 나이 되면 어떤 여자가 예뻐보이는지 알아?"하시며 저를 빤히 보시는 거예요. 저는 그냥 마주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허 허 허, 이 나이가 되면 말이지, 허 허!!! 반듯이 ...정상적으로,,, 제 걸음 잘-- 걷는 사람이 제일 예뻐뵈지~~허허허. 얼굴 째보고 꼼보고 다 소용없어. 게다가 걸음걸이 씩씩하기 까지 해봐!!!! 허허허!!! 최고지 최고야!!!"
저는 그냥--- 눈물이 핑---돌았어요,,, 그 말씀이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두드리던지........
"아가씨,,, 얼른 나아!!나이 들면 건강이 최고야. 알겠지?허허허"
지난해 11월에 좀 늦은 듯한 결혼을 하고 한참 신혼의 재미에 빠져 있어야 할 때에 12월 매서운 바람이 불 때부터 몸이 너무 이상했어요.
예년같지 않게 너무 아프고, 추위도 너무 많이 타고, 소변도 너무 자주 보고,,, 그러다 1월부터 병원을 다녔죠. 아마 체력이 점점 떨어진 상태가 지속됐었나봐요. 그때부터 병원신세를 더 많이 지면서 회사 출근도 지금까지 절반은 회사, 절반은 집과 병원에서 살았던 것 같네요. 결국
이번 4월 초 태어나서는 처음 들어보는 희귀/난치병 판정을 받았답니다.
베체트병과 강직성척추염이라는.......
골반 안쪽의 천장관절에서부터 염증이 발생하고 척추, 목,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 등 온몸에 염증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병. 그리고 서서히 뼈가 굳어가는 병,,,,,,,
처음에 너무 어이없고, 기가 차고,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우울증처럼 마음이 다스려지지가 않더라구요.
오늘로 확진 받은지 딱 한달이 되었네요. 그 사이 산정 특례 신청도 하고, 이젠 친구처럼 지내야 할 약도 매일 먹게 되고, 뼈가 굳지 않게 아침, 저녁 스트레칭도 하고, 매일 밤 족욕도 익숙해지려고 노력도 하고, 강직성척추염 협회와 환우회 싸이트도 들어가보게 되고,,,,,
제 생활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네요.
유달리 추웠던 지난 겨울, 정말 간절히 봄이 오길 기다렸답니다.
아파서 며칠 지나 밖에 나가보면 새싹이 나고, 또 며칠 앓고 나가 보면 꽃이 피어 있고, 이번 며칠은 또 이렇게 꽃 축제까지 열린 정말 완연한 봄이 내곁에 왔네요.
이젠 이렇게 매일 나를 탓하고, 원망하고, 울며 지내고 싶지 않아요.
오늘 그 할아버지 말씀처럼 나도 그렇게 반듯하게 잘~~~걷고 있는 예쁜 할머니로 늙을 수 있다는 생각이,,,그것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늘에서야 들었답니다.
전국에 계신 희귀난치병을 앓고 계신 환우분들도 저처럼 꼭 힐링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제 정말 봄입니다. 정말 씩씩하게. 매주 등산도 하면서 악착같이 밤늦게 학원도 다니고 하던 긍정의 저로 돌아가고 싶어요.
정말 건강하게 ,, 그렇게,,, 돌아갈 수 있겠죠?
꼭 응원해주세요
학창 시절 너무 애절하게 듣던 퀸의 "love of my life"를 듣고 싶습니다.
어제도 계속 가요만 나오는데, 경음악의 "love of my life"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니 더 듣고 싶었나보네요.
팝송이 안된다면 이상은의 "더딘 하루" 부탁드려요
더 원 "지나간다"
타샤니 "하루하루"
T "As Time Goes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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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했어요
권민정
2013.05.01
조회 9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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