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인 우리 딸 갱이.
20년 뒤면 너도 어느새 불혹의 나이네?
그 때 네 나이 마흔이면 아마 정신 연령은 28살의 애띤 나일걸?
내가 너를 세상에서 처음 봤을 때는 외할머니 닮아 정말 못생겼는데 여기서 못 생겼다는 말은 취소, 주름살이 많았다는 것이니까.
그런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교 들어가 학교를 휘젓고 다니다가 중고등학교에서도 운동을 날렸었지.
그래서 난 네가 채육 특기생으로 중고등학교 체육선생을 꿈꾸었었어.
그런데 넌 미대에 가서 디자인을 전공을 하고 뭐야? 교원 이수 자격증? 미술선생이 되어 시골의 작은 학교에 가서 우리랑 미술선생 일 하고 싶다고 했지?
꿈은 이루어질 거야.
나도 네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기타도 가르치고, 글쓰기도 가르치며 글이나 쓰며 여생을 보내고 싶은데 꿈이겠지? 네가 마흔이면 난 70인데 20년 뒤 70이란 나이는 한창이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일을 바꾸는 것도 아니고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거니까 힘은 덜 들겠지.
그리고 우리 세대는 부모님 봉양은 하되 너희들에게 봉양 받고 싶지는 않구나. 그저 우리 몸 건강하게 네 암마랑 둘이 오붓하게 다시 청춘을 누리며 적당히 일을 하고 간간히 국내 여행을 하며 살고 싶어.
사실 너도 마흔이면 결혼을 했으리라 보는데 너도 네 가정 챙기다 보면 우리까지 건사하지 못할 거라는 거 잘 알아.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는 정말 힘겹게 살았다.
하지만 그게 힘겨운 건지는 몰랐어.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까.
근데 너희들은 우리랑 생각이 많이 다르지.
너희는 태어나면서 컴퓨터니 휴대전화 등등 각종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지만 우린 라디오 하나라도 있으면 정말 자랑스러웠단다.
극설하고, 우리딸 갱이야.
건강하게 네가 꿈꾸는 거 천천히 이루며 살아가도록 하려무나.
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
우리딸을 정말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