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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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 엄마의 편지
손성희
2013.05.02
조회 92
2013년 5월 2일 목요일의 예비엄마는 슬프다.
아니 사실대로 얘기하자면...예비 엄마도 아니란다.
난...아직 결혼을 하지도...구체적인 결혼 계획도 없거든.
막연히 나중에 나의 아이가 생기면...이라고 생각하며 편지글을 적고 있지만 그것조차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너무 슬픈 마음이란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며 편지...써볼까해...^^

엄마는 32살의 브론즈 미스인데 (웃음) 2개월전에 백수까지 되었단다.

대학교 졸업 후 아무생각없이 돈만 보며 달리고 달렸더니 이 나이가 되었는데... 정신차려보니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느꼈단다.

매일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세상은 차가워진다고만 느껴지고.
이런 세상에서 한낮 먼지같은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의심스럽고.
심지어는...
이렇게 나약한 내가 나의 분신같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한 미래에...가슴이 찢어질것 같았단다.

행복한것만 보여주고 싶고.,
즐거운일만 경험하게 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살아갈 수 있을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차라리 이렇게 힘든 세상 살바에 태어나지도 않는게 나은것 같다.
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서슴치 않고 하고 있단다.

그런데 몇일전 제일 친한 친구집에 가서 이제 막 7개월된 조카를 보고 왔는데......그날 집에 와서 혼자 한참을 울었단다.

조카가 태어날때 참 많이 아팠거든...
태어나자 마자 엄마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큰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대에 올라...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돌아왔고...
친한친구도 그 고통스런 시간을 기다림으로 이겨내 건강해져 집에 돌아온 자신의 아이를 소중히 안으며 웃고있는 모습에...
엄마의 생각이 얼마나 하찮고 의미없었는지...
부끄럽고 혹은 부럽고...혹은...슬펐단다.

어차피 누군가는 겪어야 할 일이고..
겪고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이렇게 미리 걱정하고 슬퍼하고 노여워 할필요가 없다는걸...
알았거든,,,

사람이 사는게 뭐 다르겠냐만은...
그래도 내 분신과 같은 미래의 내 아이에게 고통과 슬픔이 많다면...
엄마가...
지금 이 시간을...
예비 엄마가 될 내가...
겪고있는 이 차가운 시간을 잘 버티고...지혜롭게 이겨내서..
나중에 너가 힘들고 괴롭고 슬플때...
꼭 곁에 있어주고 싶다.

이것쯤.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중엔 웃으며 얘기할 수 있을거라고...

..그리고 꼭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할께...

미래에서 만나자.

약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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