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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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그립다'
정미영
2013.05.07
조회 70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엄마는 너에게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이 노래를 불러줬단다.
엄마가 너를 임신했을 때 회사에 다니느라 조금 힘이 들 때도 배위에 손을 얹어놓고 이 노래를 불렀지. 또, 네가 태어나서는 잠이 안 와 칭얼거릴 때도 이 노래를 불러줬었지.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니? 넌 참 말을 빨리 했는데, 4살이었을 때 잠자기 전 엄마가 이 노래를 불러주니까 넌 엉엉 울었어. 아기가 혼자 남아 있는 게 너무 슬프다면서 말이야. 그리고는 엄마한테 이 노래 부르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어. 그런 너의 모습이 마치 천사같아서 엄마야 말로 눈물을 흘렸단다.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 쯤이면 넌 25살이 되었을 터이고, 흐릿해서 어쩌면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구나. 그땐 엄마도 60이 다 되어 가겠네.
엄마는 너의 어린 시절을 무척이나 그리워할지도 모르겠구나. 넌 늦게 결혼한 엄마아빠에게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애를 태우면서 기다리게 만들었고, 그리고는 그 기나긴 시간 뒤에 하나님의 선물같이 우리에게 와 주었지. 그래서 너는 엄마아빠에게 세상 그 누구보다도 귀한 아가였단다. 거기에 다른 아이들보다도 잘 먹어줘서 키도 컸고, 허벅지 굵기도 남달랐지. 두 돌이 안 되어서는 존대말을 써 가면서 또박또박 말도 너무도 잘했고 말이야. 엄마아빠는 밥 안 먹도 배부르다는 말을 실감했어.
25살이 된 아들아. 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기 마련이겠지. 너에게는 25년을 살아왔을 때 그 순간이 언제인지는 아직 모르나, 엄마는 아마도 너의 어린 시절이 평생토록 그리울 것 같구나. '그립다'라는 건 결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애틋함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이니, 귀하고도 예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운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듬직하게 자라 있을 우리 아들을 상상하니 먼 훗날의 그 모습도 또 언젠가는 그리운 날이 되겠지.
건강하게 우리 20년 뒤에 만나자. 엄마는 너의 매일매일을 그리워하고 있을 거야. 어제의 너의 모습을 말야. 그러니 우리 건강하고 예쁘게 지내보자꾸나.
20년 전에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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