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중3이나 된 널 아가야로, 애기라고 부른다고 늘 어색한 표정으로 손사래치는 내 이쁜 딸, 또 이쁜 내 조카
생후 9개월째를 나던 너를 지금에까지 끌어안고 살게 될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아픈 너를 상황에 맞춰 돌보게 되었을 뿐인데 어느새 시간은 15년을 지나는구나..
지금은 결혼을 하고 중년이 되어가는 이 이모도 그때는 참 어렸고 부족했던 시절,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고 사랑할 만큼의 그릇이 되지 못했었구나. 그런 내게서 자라느라 참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자라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너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세상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봐서 그걸 이겨내느라 네가 보내야 했을 그 힘든 시간들을 다 보듬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아가야.. 내 사랑 윤선아..
사람들은 내가 너를 키웠다고 말한다. 그래.. 너의 몸과 맘이 자라도록 나는 그걸 도왔지. 하지만 그건 나만 한 일이 아니란다. 네가 있었기에 나도 이 만큼 더 큰 어른이 되고 사람이 되었지. 윤선이 네가 날 얼마나 많이 사랑해 주었니..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나의 인생은 그저 심심한 인생이었을거다. 너의 따뜻한 마음 때문에 이모는 참으로 행복하단다.
이것이 내 삶의 즐거움이다. 내가 너를 만나 누리게 된 즐거움..
인생을 살다보면 즐겁다는 단어보다 슬프다, 괴롭다, 외롭다는 단어를 더 많이 떠올리며 살게 되는거 같구나.
하지만 슬픔, 괴로움, 외로움과 같은 인생의 무게들이 쌓이고 그걸 이겨낸 넌 참 즐거움을 맛보게 될거다. 지금처럼..
불편한 몸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면당한 그 시절 때문에 우리 눈물 흘린 시간도 많았잖니.. 그 시간을 이겨내고 넌 지금 참으로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씩씩하다. 참으로 네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남은 너의 인생은 참으로 길다. 그러기에 헤쳐나가야 할 여정은 지금의 것 보다 더 험난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모는 언제나 네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 모든 것을 도울거다. 난 너의 엄마이기도 하니까.
윤선아...
네가 살면서 겪어내고 이겨낸 삶의 무게만큼이나 그 이겨낸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고, 또 상처 많은 꽃잎이 가장 향기롭듯이 너로 인해 세상이 즐거워질 거라고 이모는 믿는다.
앞으로 네 앞에 펼쳐질 미래들을 상상하면 가슴이 마구 설렌단다. 너로 인해 이모가 느낀 행복과 즐거움을 세상에도 나누어주며 살아갈 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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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즐겁다.
김영숙
2013.05.08
조회 6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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