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씨~!
제가 오늘 꿈음에서 자랑하나 해도 될까요~!
이야기 후에 밀려드는 잔잔한 감동은 서비스랍니다~ㅋㅋ
저는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3 담임입니다.
저희 반은 이과 중에 상 이과인 일 반이랍니다.
무뚝뚝한 남학생 28명에 무뚝뚝한 여학생 3명, 그리고 감수성 충만한 담임교사로 뭉쳐진 사건사고도 많은 시끄러운 반입니다.
스승의 날인 어제만 해도
담임샘의 등교길에 카트를 대령하여 자가용 대신으로 담임샘을 태우고 온 옆 반 아이들의 톡~ 튀는 이벤트에 비해 지나친 평범함으로 자신들의 소신을 지키는 무뚝뚝한 녀석들..
고민없는 평범함이 저에 대한 관심부족인 것만 같아서
내심 저는 섭섭하기도 했었답니다.
요녀석들과 함께 오늘 저는...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남길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올 해도 여전히 그곳은 많은 학교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연락망을 활용하여 아이들을 간신히 모았습니다.
녀석들 참 예쁘기도 하더군요.
학교가 아닌 곳에서 교복이 아닌 옷을 입고 있는 녀석들이 너무나 생기발랄하여 제 맘이 다 상쾌해졌답니다.
좋은 기분으로 아이들을 모아 촬영장소로 이동하려 출첵을 해보니 한 녀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무단결석이 잦았던 녀석인지라 혹시나 집에 전화를 해보니
이미 오래 전에 출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착했을 시간을 훨씬 넘어섰는데, 휴대폰 조차 없는 녀석인지라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시간은 많이 늦어졌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하니 짜증을 내는 녀석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단체사진을 찍으러 갔습니다.
사진을 막 촬영하려고 하니 몇 녀석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다녀오라고 말하고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기다려도 오지 않는 녀석들..20분이 훌쩍 넘었는데도 말입니다.
이상하다 싶어 전화를 해보았더니, 글쎄 이 녀석들이 문제의 그 녀석을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글쎄~
사람이 너무 많아 문제의 녀석이 저희를 못 찾았나 싶어 그 넓은 곳을 다 찾아 다닌 것이죠..
그리고 결국 헤매다니고 있는 녀석을 찾아 우리 곁으로 데려 오고야 말았답니다.
고3시절의 영원한 기록이 될 단체사진을 우리는 멋지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담임으로서 참 미안하고 부끄럽고 너무나 뿌듯했답니다.
오월의 푸르른 신록을 볼 때 마다 저는 오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좀 무뚝뚝하면 어떻습니까~?
표현을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저렇게 아름다운 배려와 의리를 지니고 있는데 말입니다.
모든 것이 용서되는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오늘 저희에게 잔잔한 파동을 베풀어 준 의왕고 3학년 1반 민승이와 명채와 세중이와 동규와 인욱이, 그리고 찬혁이를 위해 신청곡 부탁합니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입니다.
(어쩌면, 지금 녀석들이 제 사연을 듣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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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풍 처음이야~*^^*~!!
시스터 삼공이
2013.05.16
조회 5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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