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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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고마움
홍경석
2013.07.07
조회 72

장마가 일시적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오늘 밤의 무더위는 여전하다. 열대야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지금이 늦은 시간임에도 밖에 나와 배회하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띄게 늘었다.

잠시 전 TV를 보노라니 모 전자회사의 에어컨 광고가 나오는데 광고멘트가 압권이었다.“바다가 식지 않는 것은 바람이 힘을 합치기 때문”이라는. 지금 시간은 밤 11시. 나는 한 시간 전에 순찰을 돌았다.

지하까지 포함하자면 모두 21층의 건물 규모인데 따라서 순찰을 돌자면 보통 30분이 소요된다. 아무튼 순찰을 마치면 땀이 비 오듯 흐른다. 그래서 1층으로 내려와선 냉큼 건물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쐰다. 자정을 넘기면 바람이 다소 시원해진다.

그렇지만 잠시 전에 맞은 바람은 별로 시원하지가 않았다. 바람엔 종류도 참 많다. 샛바람과 하늬바람, 갈바람과 마파람도 있다. 또한 하늬바람과 높새바람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부는 해풍 또한 때론 배를 몹시 출렁거리게 만드는 주인공이다.

곡풍(谷風)은 봄바람이되 삭풍(朔風)은 겨울철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다. 삭풍은 모진 고생을 하였노라는 방증적 수사(修辭)로도 쓰인다. 이밖에도 풍력 계급으로 분류하는 1등급에서 12등급까지의 바람으로는 실바람을 필두로 남실바람과 산들바람, 건들바람과 흔들바람이 그 뒤를 잇는다.

이어 된바람과 센바람, 큰 바람 다음으론 큰 센바람과 노대바람, 왕바람에 더하여 싹쓸바람이 12등급에 해당하는 가장 센 바람이라고 하는데 이 바람이 불 경우, 해상은 물거품과 물보라로 덮여 온통 하얗게 되고 배의 침몰이 염려된다고 한다.

모두가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기온은 이제 봄과 가을은 오는 듯 하다가 시나브로 사라지고 그 틈새까지를 무더운 여름과 강추위의 겨울이 잠식해 버렸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현상에서 기인한 것인데 하여간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지구는 그야말로 큰 격변의 재앙에 직면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먼저 기온이 1도 올랐을 경우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산은 기온 상승으로 눈과 얼음들이 녹아내린다고 했다. 2도 오르게 되면 바다는 새로운 사막으로 변할 수 있으며 3도 상승은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한계점이 될 수 있댔다.

기온 4도의 상승은 북극해 전체가 300만 년 만에 처음으로 물바다로 변해버릴 것이며, 5~6도가 상승했을 경우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한여름의 시원한 바람은 가뜩이나 절전하라고 난리인 즈음에 있어서도 일등공신이자 효자에 다름 아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 자정(子正)에 도달했다. 한결 시원해졌을 바람을 맞으려 다시 또 건물 밖으로 나가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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