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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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그 노래> 인생의 흔적이 된 노래~
이황보
2013.09.07
조회 114
그 가을의 음반 가게가 생각나요
지금은 mp3 때문에 음반 가게가 별로 없지만
그 시절에는 동네마다 음반 가게가 꼭 있었거든요
제가 라디오에서 듣고 반하여 이승환 1집 Tape를 사러 음반 가게에 도착했을 때는 딸랑 1개만 남아 있더라구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그 Tape를 손에 잡을 찰나 한 젊은 여성이 저를 보더니 “어머 이거 제가 사고 싶은 건데 저한테 양보하면 안 되나요?”라고 하더군요~
저는 “제가 먼저 집었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여성의 눈빛이 날 보면서 애원하고 있었고 또한 이승환의 Tape를 무척 갈망하고 있었기에 제가 양보했습니다~
그녀는 연거푸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살고 있던 동네가 하두 시골이라서 음반 가게가 그 곳 한 군데 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그녀가 제게 집 전화번호랑 주소를 알려 달라 하더군요~
제가 “전화번호랑 주소는 왜요?”라고 물었더니 그녀가 자기 집에 더블 카세트가 있는데~ 집에 가서 공Tape에 녹음해서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 여자 좀 이상하네’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녀에게 전화번호와 주소를 적어 줬어요~ 한 5일 후인가 정말로 그녀로부터 우편물이 도착했더군요~ 이승환의 1집 노래들이 녹음된 Tape였어요~ 그리고 그 안에는 작은 메모지도 있더라구요~
‘지난 번에 제게 이승환 Tape 양보해 줘서 참말 고마워요~ 우리 동네에 이승환 팬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기분이 좋네요 음악 잘 들으시고 기회가 되면 또 뵈어요 ’
저는 그녀가 발송한 주소로 다시 답장을 보냈습니다~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되는데~ 내가 왜 이승환을 좋아하게 됐는지 길게 길게 썼지요~ 그랬더니 그녀가 다시 제게 편지를 보내왔고~ 저는 그 편지를 받고 또 다시 그녀에게 편지를 썼고~ 우리는 그렇게 펜팔을 하게 된 것이죠~
저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와 감성이 맘에 들어서 용기를 내어 어느 다방에서 만나자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주 아리따운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나왔고 우리는 이승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많은 담화를 나누었지요~ 그날 밤 우리는 소주 기운에 서로 얼큰해져서 어느 이름 모를 담벼락 앞에서 첫키스를 나누게 되었지요~ 두번째 만남에서 손잡는 것도 생략하고 바로 첫키스를 하고 만 커플이랍니다~ 서툴고 치기 어렸지만 참 순수하고 풋풋했던 시절이네요~ 제가 이승환에 반한 노래는 바로 이 곡입니다~
이승환 1집~ 앨범~ 가을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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