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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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그 노래] 가을날의 첫사랑
한민숙
2013.09.07
조회 128
저의 가을 날 첫사랑 이야깁니다.
대학 4학년 졸업반 가을.
그때 저는 처음으로 직장을 얻는데요.
바로 대전시에 위치한 놀이공원의 동물원 조련사였지요.
저는 유년시절부터 동물을 아주 좋아했고
그래서 수의학을 전공한 후 여차저차해서 동물원 조련사가 됐습니다.
처음 회사에 출근할 때의 감정을 저는 아직 잊지 못합니다.
그런데 출근하자마자 저는 엄청나게 꾸중을 듣게 됐어요
출근시각에 제대로 맞춰갔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호되게 야단 맞았습니다.
저의 상사가 조련사의 자세로서 아주 부족하다고 하시대요
저는 영문도 몰라 멀뚱멀뚱 서 있는데 그 선배님이 제게 교육을 시켜주셨습니다.
출근시각보다 30분 일찍 나오는 게 예의이고 관례라고 하네요.
그 선배님 담당이 사자였고, 그래서 그런지 그 선배님 별명이 [사자왕]이라고 하네요. 성질도 사자처럼 아주 불같았거든요.
정말 그 선배님은 무서웠지만 그 선배님은 동물에 대한 아주 많은 지식과 경험을 제게 전수해 주셨어요.
그렇게 회사 생활에 적응해 나가면서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는데
어느 날 하루.
제가 입사 1개월 차가 됐을 때 그 선배님이 축하를 해주겠다면서
저를 시내의 한 레스토랑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레스토랑에 다른 직원들도 모두 있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레스토랑에 그 선배님만 덩그러니 있는 거예요.
저는 사자왕 선배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밥을 먹었고 또 술도 한잔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레스토랑의 직원이 제게 꽃다발을 건네주면서 “누군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시겠다고 하네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저는 이게 뭘까 하고 의아해 하는데 그 성질이 고약한 사자왕 선배님이 제게 무릎을 꿇고 편지를 읽어주시네요.
“태어나서 여성에게 반한 건 처음이고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하게 됐어. 내가 태어난 날도 가을, 당신이 태어난 날도 가을, 우리가 사랑에 빠지게 될 날도 햇살 좋은 가을이라네”라고 고백하시네요 *^^*
저는 선배님이 제게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여하튼 저는 그 선배님의 고백을 받아들였고 회사에는 절대 비밀이라는 전제하에 깊고 깊은 열애를 하게 됐지요. 나이 차가 많이 나서 제가 손해긴 했지만 그 사자왕 선배님의 배려와 정성을 저는 아직 잊지 못해요.
우리가 연애를 시작한 후 그 선배님이 제게 준 첫 선물은 책장 사이에 꽂아 두었던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입니다. 지금은 헤어져 있지만 저는 그 잎을 아직 간직하고 있어요.


신승훈 - 가을 빛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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