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 2학년 때 두달 동안 막노동을 열심히 해서 여행자금을 마련했어요.
바로 제가 꿈에서나 그리던 스페인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제가 번 돈만으로는 충당이 안돼서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 받았지만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해외 배낭여행.
게다가 혼자만의 여행을 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부담이자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페인에 도착해서 일단 제가 좋아하는 축구경기를 관람하고,
또 도시 이곳저곳을 혼자서 탐방했습니다.
역사 유적지 이곳저곳은 정말로 아주 큰 흥밋거리가 됐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세르반테스 기념관에 도착했을 때
저는 그곳에서 한 한국인 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녀 역시 혼자 배낭여행을 온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그녀와 저의 만남,
이것은 참으로 인연이나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녀가 입고 있던 옷에 한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저는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기 혹시 한국에서 오신... 한국인인가요?”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네 맞아요 어머 한국인이시군요”라고 반문하더군요.
우리는 우리의 만남이 참으로 기이하고 신기해서 그녀와 함께 그 곳에서 장장 1시간이나 대화를 나누게 됐네요.
대화를 하다보니 그녀는 한국의 외국어대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저는 그녀의 학교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가까운 곳에서 살던 사이였던 거죠.
이 기막한 운명이란....
그날부터 저와 그녀는 한 팀이 돼서 관광을 하게 된답니다.
참으로 행복하고 행복했던 기억입니다.
이건 마치 신혼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니까요.
그녀의 첫인상은 김태희. 저리가라 할 정도로 눈이 부시고 눈이 부시고 눈이 아주 부셨습니다. 그녀는 세르반테스를 아주 좋아한다고 했어요. 저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도 읽지 못했지만 그녀와 소통하기 위해 열심히 아는 척을 했지요. 우리 두 사람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다시 만나게 됐고 여행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결국 저희들은 연민과 우정과 사랑을 함께 느끼게 됐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녀와 저는 2년간의 깊은 사랑의 운명에 잠기게 된답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 재학 중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났고 저는 그녀를 잡지 못하여 이별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그 공간 저녁 햇살을 받으면서 바라보던 그 가을 그 해협의 바다가 말입니다. 그곳에 다시 보고 싶은데 그녀가 생각날까봐서 다시는 가 볼 엄두가 안 납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곳 그곳이 참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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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그 노래. 스페인의 추억
김태호
2013.09.09
조회 99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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