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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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그 노래
이동영
2013.09.09
조회 106
영은이 엄마와 전 이웃에 살았습니다.
나이가 비슷했던 그녀와 전 함께 하는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부지런했던 그녀는 부지런한 남편을 만나서
살기엔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거실엔 늘 부업거리가 있었습니다.
영은이가 초등학교 1학교 때 가을 어느날,
영은이 엄마는 지우개에 풀로 붙이는 부업을 시작해서
거실엔 지우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습니다.

"영은이 엄마, 남편이 돈도 쓸만큼 벌어다 주는 모양인데 뭘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해? 친정에서 농사 지어서 쌀이랑 과일도 얻어 먹잖아?
돈 쓸데라곤 고기나 사 먹으면 되겠구먼?"

저의 이 말에 영은이 엄마는 씩 웃으며 말 했습니다.

"맞아, 아이들도 아직 어리고 돈 들어갈 데가 많지 않아,
돈 벌려고 하는 것 보다는 부업하면서 시간 보내고,
돈 벌어서 그냥 식탁에 꽃 한송이라도 꽂아두려고 그래."

저는 영은이 엄마의 말에 고개에 끄덕여졌습니다.
굳이 아둥바둥거리며 돈을 벌지 않아도 되지만
시장 보러 가서 꽃도 한 다발 사 오면 그날 저녁 식탁 분위기는
정말 근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는 시장을 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꽃집에 들러서
영은이네 집 식탁을 환하게 해 줄 예쁜 소국 한 다발을 샀습니다.
꽃을 받고 꽃보다 더 예쁘게 웃을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신청곡은 영은이 엄마와 제가 함께 좋아하는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광화문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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