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 가을은 유난히도 햇살과 바람이 참 좋게 다가왔어요
상고를 나온 저는 유달리 손으로 하는 뜨개질이나 밭일이나 그리고 타자를 배웠었는데 그렇게 신나게 잘 쳤어요
부기는 정말 못해서 늘 꾸지람을 들어야 했는데 주산이나 타자를 배우는
날에는 늘 싱글벙글 이였죠
오타를 많이 내긴 했지만 아무튼 부기 자격증은 없어도 주산이나 타자
자격증으로 작은 회사에 다니다 대기업에 취직을 하였지요
그 당시 삼대 기업안에 들어있는 대기업에 어렵게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냉장고 닦는일을 하면서 정말 정말 몸으로 하는 일이라 힘들고
고되서 기숙사에 들어가면 쓰러져서 자곤했답니다.
그렇게 힘들게 상고를 졸업하고 자격증이 있는데 몸으로 하는 그것도
냉장고를 닦는일을 하는 제 자신이 좀 한심스럽기도 해서 많이 속상했지만 상사분의 추천으로 저는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서 일을 하게 됬어요
그 따스했던 어느 가을날에요
잊을수 없는 그 따스했던 가을날에 저를 맞아준 사무실 식구들이 생각나네요
무섭게 생기신 부장님과 공부만했을것 같은 과장님 그리고 정말 소지섭씨처럼 잘 생긴 대리님 그리고 사원분들 이 계셨는데요
아침회의를 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커피타임이 있었어요
사무실 한켠에 커피자판기가 있었는데요 모든사원들은 다방커피라 불리죠
그걸 마시는데 부장님께서는 커피2 설탕1 프리마1 이렇게 탄다며 예쁜커피잔에 마시는걸 알려주어 달달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타서 부장님께 올리려는데 제 떨리는 손을 보시고는 부장님께서 한마디 하셨어요
미쓰김 난 말이야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는데 비율 잘 맞췄지
함 마셔보고
한모금 두모금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데 부장님 왈~
음~~ 마실만 하군
아휴 살았다 안도에 한숨을 쉬면서 제 자리로 돌아와서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쓰려내려야 했답니다,
창가에 빛치는 그 따스한 가을날에 사무실 커피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네요
지금은 그회사도 지방으로 옮겨지고
함께 근무했던 사원들도 모두 자리를 떠서 또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계실텐데 잘 계시겠지요
저는 그 직장에서 좋은사람과 인연이 돼 딸과 아들을 낳고 이제는 사십대
아줌마로 일도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가을날은 어쩌면 제게준 고마운 계절이예요
좋은 상사님의 도움으로 제 인연을 만난것 같아서요
결제서류에 데이트 장소를 적기도 하고 힘들때는 투정의 글도 쓰고
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제 가슴에 저장이 돼 있답니다.
이동원- 가을편지
모든걸 받아준 그 사람이 전해준 작은 쪽지하나로 위안과 힘과 용기를
주었던 그 시절의 가을은 멋진 가을 아련히 떠오른 가을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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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히떠오른가을날에^^
김경윤
2013.09.11
조회 11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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