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건강해야되... 밥은 잘 챙겨먹고 다니고.
2008년 늦가을...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2년6개월을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했던것이 무색할 만큼 헤어짐은 담담했습니다. 그 긴시간을 사귀며 중간중간 헤어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이 아이를 다시는 볼 수 없겠구나. 그 생각에 왈칵 눈물이 쏟아지며 우리가 만났던 그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새내기OT때 빨간 더플코트차림으로의 첫 만남. 그 아이의 수강신청을 도와준다며 옆에 앉아 낑낑 대던 모습들. 비오는날 영화를 보고 바래다 준 길에서의 고백... 그 모든것들이 현재와 미래가 아닌 과거의 추억들로만 남아야 한다는게 너무 슬펐습니다. 항상의 이별의 통보는 그녀의 몫이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습니다.
'오빠 우리 앞으로 정말 잘 사귀자. 나도 노력 많이 할게. 사랑해요'. 버스에서 받은 그녀의 문자한통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와 사귀는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몇번 들어보지도 못하였기에,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빛나는건 진실된 마음'이라 말하던 그녀이었기에, 그녀의 사랑한다는 말에 아무말없이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일을 혼자 속앓이를 하며 혼자만의 결정을 내려가고있었지요. 항상 강단있고 꿈이 많은 그녀인걸 잘 알았기에 지금 군인인 나로써는 그리고 전역후의 내 모습으로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가 이별을 고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 그랬구나..그래서 오빠가 몇일동안 다르게 느껴졌구나'. 그 한마디가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던지....
그녀가 전화를 끊고 많이 울었을거라는 걸, 많이 힘들어 했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짐이 그녀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을 했지요.
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자신이 목표한 꿈을 이뤘다고 지인을 통해 소식을 듣게됐습니다. 축하하는 마음이 들긴했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별을 왜 말했을까, 그때 서로 얘기를 더 해볼 걸... 제마음속에 화석처럼 굳어 한 구석에 있는 그녀... 언젠가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고마웠다고.. 그리고 널 만난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꼭 말해주고싶습니다.
신청곡은 최호섭 - 세월이 가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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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을 그노래] 어느 늦가을의 이별
송기선
2013.09.14
조회 11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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