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 즈음에//
실 개천의 울긋불긋 코스모스의 가녀린 목 줄기는
가을의 냄새로 물씬 와 닿고 해질녘 바라보는
노을이 아름답게 느껴져 온다.
가을바람은 시린 살결 속으로 부드럽게
내 가슴을 스치고 난 말없이 들길을 걷는다.
이제 곧 시월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겠지?
늘 사람이 그리웠다.
공자는 흔들리지 않는 나이를 불혹이라 했던가?
내게 마흔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어느 날 되돌아보니 내 나이 마흔이 되어 있었다.
서른아홉 그 해를 보내던 가을은 유난히도 쓸쓸하기만 했다.
마흔이 넘어 내 인생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온통 내 몸을 꽁꽁 싸매고 있었으니까
지나왔던 무심코 지나쳤던 시간들에 대한 회상을
그것에 대한 또 다른 준비도 시작하지 못했는데
세월 속에서 나는 마흔을 넘기고 남들이 중년이라 부르는
내 나이 쉰셋이 되어 버렸다.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서른아홉입니다. 하면서
아들이 올해 24살입니다. 하면 내게 나이를 묻는 사람은 화들짝 놀란다.
십 대에?? 난 다시 웃으면 대답 한다. 거기에 딱 십 년만 더 얹으면 좋겠는데 십년 하고도 몇 년이 더 있답니다.. 라고
어느 날 훌쩍 커버린 두 아들들, 남편은 내게 당신이 아직도 청춘인줄 아시오? 그런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제 곧 예순을 바라보는 남편을 난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하나?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영감?? 아니면 계속 여보?? 혼자 슬며시 미소 지어 본다.
그런 난 아직도 서른아홉인가?
문득 내다본 창 밖에서 세월의 한숨이 지나가고,
나만의 가을이 물밀듯이 아프게 찾아 드는데..
국화꽃 그 향기에 취하듯 취할 듯이
햇살 속 맑은 물에 영그는 가을이여
풀꽃 같은 시린 가슴에 내려앉아 주려무나.
그해 가을, 날 미치도록 했던 노래
가끔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남편이 한 마디 툭 던진다.
이보시게나. 마눌 님
이 노래는 남자가 지독히 앓아야 할 가을 노래 아니었어?
왜 마눌 님을 앓게 만들었을까?
.... 김성호- 회상 신청 합니다..........
*혹시 사연이 방송되어 선물이 주어진다면 친정엄마께
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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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그 노래> 내 나이 마흔 즈음에
이명희
2013.09.13
조회 79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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