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프란크푸르트 중앙역
박형준
2013.09.13
조회 104


2010년 10월.
출장차 방문하게 된 프란크푸르트.
중앙역에 내려 담배 하나를 빼어물던 저는 지나가는 자동차 행렬을 보며 순간적으로 의아했어요.
'무슨 벤츠가 이리도 많아?'

이내 '아.. 여기가 독일이지.. 훗훗훗' 하며 눈 앞의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프란크푸르트에서 머무르던 며칠동안 벤츠 자동차의 행렬에 익숙해졌지요.

살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의아해하지 않는 상황 혹은 입장들에 맞닥뜨리며 나 홀로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있지요.

처음 가보는 레스토랑의 메뉴를 주문할 때도 그렇고, 처음 가보는 야구장의 응원을 따라하지 못할 때도 그렇고, 처음 타보는 자동차안의 스위치를 찾을 때도 그렇고...

생각해보니 '처음'인 경우에 주로 그렇게 되는거네요..

나에게 '처음'이었던 사랑.

그리고 내 아내였던 사람.

내 곁에서 떠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늘 앉아있던 자리의 온기는 이미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음을 느낄 때 마다, 프란크푸르트 중앙역 앞에 서 있던 저 처럼, 그 상황을 '이해'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뭘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른채..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늘 하루가,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밥을 먹고, 음악도 듣는 그런 익숙한 하루일텐데..

저는 아내가 없는 상황이 의아하기만 할 뿐입니다.

독일에서는 이내 이해를 하고, 적응을 했지만, 지금 이 의아한 상황은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적응은 더더욱 안되네요.

제게 있어서 사랑과 관련된 모든 것에 있어서 처음이었던... 그리고 힘들었던 저의 이십대와 행복했던 삼십대를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준 사람.

언젠가 아내가 이런말을 했습니다.

"어떤 일이건 어떤 감정이건.. 사람사는 것에 있어서.. 한 번도 안할 수는 있지만, 한 번만 하는 경우는 없대..."

그 때는 그 말이 참 맞는 말이라 생각했어요.

나쁜 짓을 한 번도 안하는 사람은 있지만, 한 번 했던 사람은 또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젠 그 말.. 믿지 않을래요.

아내에게 준 내 사랑.. 그거.. 한 번만 할래요.



아내에게, 제 여자였던 사람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내 곁에 머물러주었던 그 시간이 내 삶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다고.

고마워요 내 사랑... thankyou my love..


신청곡 : M 시그널 - 둘이서(feat. 김예림 of 투개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